정통부, 이동전화시장 "편법 마케팅" 부추겨

 이동전화시장의 공정경쟁 환경을 정착시키기 위한 정부의 강력한 지도 단속이 지나친 규제 위주로 흐르면서 오히려 이동전화사업자들의 각가지 편법 마케팅을 부채질하고 있다는 비판이 잇따르고 있다.

 또 단말기업계 특히 후발기업들의 경우 내수시장이 붕괴 일보직전까지 갔고 이대로 가다간 코드분할다중접속(CDMA)제품 수출 기반마저 무너질지도 모른다며 대책을 호소하고 있다.

 1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정통부는 이동전화 5개 사업자가 합의한 바 있는 공정경쟁 관련지침을 앞세워 지난달부터 단말기 보조금 축소, 가개통 억제 등을 추진해 일정부분 시장 정화 성과를 거두기도 했지만 최근 한걸음 더 나아가 사업자별 마케팅 전략까지 규제하는 바람에 신규 가입자 감소에 시달리는 사업자들이 정통부의 지침을 피해가기 위해 편법을 동원하는가 하면 정면 반발하는 사태까지 빚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정통부의 지나친 시장 개입과 규제 정책이 어떤 방식으로든 전환돼야 하며 정부는 공정경쟁 원칙만을 제시하고 이를 기준으로 위반 사업자에 대한 제재를 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어가고 있다.

 △이동전화사업자:정통부와 사업자 간에 최근 줄다리기를 펼치고 있는 대표적 사례는 단말기 할부판매 규정. 정통부와 사업자들이 합의한 이동전화사업 공정경쟁 관련지침에 따르면 「신규가입자에게 단말기를 무료로 임대해주거나 1년 이상 장기 할부판매할 수 없다」고 돼있지만 정통부는 사업자들이 계획하고 있는 할부판매를 불허한다는 입장이다.

 사업자들은 지침에 명시된 대로 1년 이상 할부는 불가능해도 12개월 이내의 단기 할부판매는 가능하다고 판단, 최근 이와 관련된 판촉프로그램을 수립, 시행에 나섰으나 정통부의 반대로 제동이 걸린 상태다.

 이 때문에 사업자들은 백화점 상품권을 증정하거나 카드업체와 제휴, 3∼6개월짜리 할부판매에 나서는 편법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심지어 모업체의 경우는 정통부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최장 12개월짜리 할부판매 상품을 내놓고 대대적인 광고에 돌입했다.

 △단말기업계:그간 사업자들의 과당경쟁으로 짭짤한 수익을 챙겼다는 것은 인정하지만 이달부터 보조금이 대폭 축소되고 더구나 내년부터는 아예 보조금 자체를 지급할 수 없도록 하는 정부 방침이 결정되자 CDMA 산업기반이 무너질지도 모른다고 우려하고 있다.

 이들은 수출에 주력하기 위해서는 최소한의 내수기반이 필요한데도 불구하고 현재와 같은 정책기조가 유지된다면 설비투자는 물론 연구개발 여력마저 없어질 것이라고 주장한다.

 단말기업계는 과거와 같은 「엄청난 보조금」 지급은 더 이상 계속될 수 없다는 것을 충분히 인식하고 있지만 보조금 규모와 할부판매를 일률적으로 규제하는 정부 정책은 산업경쟁력 약화는 물론 소비자의 상품선택 권리까지 침해하는 것이라고 비판한다.

 사업자 및 단말기업계는 정부가 보조금 규모 축소 등 원칙은 엄격히 적용하되 사업자별 구체적 마케팅 방법까지 사사건건 간섭해서는 곤란하다는 입장이다.

 예컨대 사업자나 단말기업계가 40만∼50만원대의 고가격 일시불 가입상품을 선보이거나 1, 2년의 장기 할부판매상품을 개발, 서로 다른 조건을 제시하고 소비자가 자신의 기호와 환경에 적합한 상품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 것이다.

<이택기자 etyt@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