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전자.통신 조달시장 공략 시급

 연간 무려 200조원(1800억달러)에 달하는 미국 연방정부 조달시장이 세계무역기구(WTO) 정부조달협정을 계기로 대외 개방이 가속화됨에 따라 유망 수출시장으로 부상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국내 업체들의 진출은 아직 크게 미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정보화의 급진전으로 최근 유망산업으로 떠오르고 있는 정보기술(IT)을 비롯한 전기·전자·정보통신분야의 경우 지난해 미 정부조달규모가 무려 117억달러에 달하지만 국내 관련업체의 참여는 거의 전무한 것으로 알려져 관련당국 및 업계의 대응책 마련이 시급하다.

 3일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대표 황두연)가 최근 입수·분석한 「98 미 연방정부 조달현황 데이터베이스 분석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가 지난해 직접 계약을 통해 미 연방정부 조달구매에 납품한 금액은 약 3억4400만달러(4100억원)로 미 정부 전체 조달 구매량의 0.2%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더욱이 이는 용산 등 주한미군과 미대사관에 납품한 금액이 대다수를 차지할 뿐 사실상 미정부 조달용으로 현지에 수출된 금액은 레이더 및 항법장치 420만달러, 물리탐사서비스 1520만달러 등 고작 전체의 0.01%인 1900만달러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첨단분야인 컴퓨터 및 주변기기 공급은 전무했고 전자제품도 미정부 해외조달구매의 0.4%인 50만달러에 그친 것으로 밝혀졌다.

 이처럼 미국 정부조달시장이 우리나라의 최대 수출시장임에도 이 시장 진출이 극히 미진한 것은 미 조달시장의 관행상 신규 업체가 기존 업자를 제치고 거래를 트기 힘들고 자국기업 보호 및 국제수지 적자 축소 등을 빌미로 꺼리고 있는 데다, 국내 업체들이 미 조달시장에 대한 정보 및 절차를 몰라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는 등 복합적 요인이 작용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KOTRA측은 『미 조달구매가 독특한 방법에 의해 이루어져 그동안 국내 업체들이 접근하기 쉽지 않았지만 최근엔 많이 개방돼 규격과 품질만 인정되면 얼마든지 구매에 참여할 수 있다』며 『특히 전자·정보통신 등 첨단분야를 중심으로 국내 업체들의 브랜드 인지도가 높아져 관련당국 및 업계에서 제대로 대응만 한다면 미 조달시장이 유망 수출시장으로 부상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한편 지난해 미국 정부조달시장을 주요 분야별로 보면 「용역·행정서비스」가 735억4500만달러로 전체의 40.6%를 차지하며 가장 많고 「자동차·선박·항공기 등 수송용기기」가 387억3800만달러, 「산업·가정용 전기·전자제품」 83억6500만달러, 「수송·통신·위생서비스」 146억600만달러, 「정밀·측정기기」 52억3200만달러, 「컴퓨터 및 주변기기」 32억9700만달러, 「산업용기계 및 설비」 15억6500만달러 등이다.

<이중배기자 jb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