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트워크포럼 2000>네트워크 금맥 찾아 코리아행 골드러시

◇금광을 찾아 한국으로 몰려오는 해외 네트워크 장비업체

포스코 건물 서관 11층 단자코리아 사무실.

아직 독자적인 사무실을 갖추기에는 규모가 작은 해외업체들이 공동으로 사용하는 이 사무실에는 우리에게 다소 생소한 이름의 해외업체들 간판이 걸려 있다. 이 사무실 한쪽 구석을 차지하고 있는 애로포인트커뮤니케이션스사. 미국의 네트워크장비 벤처업체인 이 회사는 지난 1월 한국에 지사를 설립하고 영업활동에 착수했다. 이 회사는 지능적인 부하분산 기능과 세부적인 웹데이터까지 판별해 대역 우선할당 순위를 지정할 수 있는 레이어5 스위치를 세계 최초로 개발한 업체로 국내 데이터센터나 쇼핑몰업체가 주 타깃이다.

이 회사와 10m도 떨어지지 않은 곳에 또다른 해외 네트워크 벤처업체들이 위치하고 있다. 테라비트라우터, 광대역 원격접속서버(BRAS) 전문업체인 유니스피어솔루션스사, 재미교포 마이클 박이 설립한 비대칭디지털가입자회선(ADSL) 단말기 제조업체인 엑스피드 등도 올해 여기에다 보금자리를 틀었다.

미국의 벤처 네트워크 장비업체들이 금광을 찾아 속속 한국으로 몰려오고 있다.

지난해 말부터 국내에 지사를 설립한 해외 네트워크 벤처회사는 주니퍼네트웍스·익스트림네트웍스·애로포인트커뮤니케이션스·유니스피어·엑스피드 등 5개사. 여기에다 미국 내에서도 최근에야 제품을 소개한 서비스품질(QoS) 전문 장비업체 시타라사와 레이어4 스위치 전문업체로 국내에서도 이름이 익숙한 알테온사도 이달안으로 지사를 설립하는 등 올해 해외 네트워크 업체의 국내 진출은 봇물을 이룰 전망이다.

아직까지 국내에 기술은 물론 이름조차 알려지지 않은 이들 회사가 상당기간 국내 직접진출을 미루고 딜러를 통해 시장을 관망해왔던 이전 관행과 달리 바로 국내에 지사를 설립한 것은 최근 한국 인터넷 인프라 시장이 세계에서 가장 앞서가고 있다는 판단 때문. 한국시장이 인터넷 인프라 산업에서는 테스트베드(시험대)가 될 정도로 선진기술의 격전장이 되다시피 한 최근 동향을 반증하는 사례다.

◇초고속 가입자망 시장의 폭발적 성장

우선 초고속 인터넷 가입자망 시장을 보자. 한국통신·하나로통신 등 2개 통신사업자의 올해 ADSL 가입자 유치목표는 140만명에서 최대 180만명 수준으로 알려졌다. 이와 직접적으로 관련된 ADSL단말기나 사업자장비인 DSLAM부문의 장비시장만 무려 6000억원 규모를 형성할 전망이다. 이는 미국과 비교해서도 동등하거나 조금 뒤처지는 수준이다.

ADSL과 더불어 국내 초고속 가입자 장비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케이블모뎀 시장도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업계에서 예상하고 있는 올해 신규 가입자 규모는 70만명 정도이나 내심 지난해보다 10배 정도 성장한 100만명도 넘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럴 경우 대략 2000억∼3000억원 규모의 관련시장이 발생하게 된다. 또 ADSL이나 케이블모뎀을 이용하기 어려운 인터넷 사용자들을 위해서는 홈PNA나 대칭형디지털가입자회선(SDSL) 등의 가입자 밀집형 초고속 인터넷 서비스도 올해부터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대략 200만명이 이용할 것으로 보이는 가입자 밀집형 초고속 인터넷 서비스의 도입으로 이 부문에서도 2000억원의 관련장비 시장이 예상된다. 게다가 위성인터넷, 올 하반기부터 도입되는 광대역무선데이터망(BWLL) 등은 기존 이동통신단말기를 통한 인터넷 인프라와 함께 국내 무선 인터넷 인프라의 새로운 틀을 짤 것으로 전망된다.

◇새로운 통신패러다임 VoIP 전면 등장

새롬기술과 하나로통신이 공동으로 선보인 무료 인터넷 전화서비스(일명 다이얼패드 서비스)가 연초 국내 통신서비스 시장을 강타하면서 국내에도 VoIP 장비시장이 개화하고 있다. 무료 인터넷 전화로 대변되는 VoIP 서비스는 그 동안 새마을금고연합회·현대자동차 등 일부 기업체에서 자체 데이터 전용망을 이용, 무료로 각 지사간 전화통화를 하는 것에 그쳤으나 이번 다이얼패드 서비스를 계기로 통신사업자로 급속히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로 한국통신진흥·SK텔링크·삼성SDS·나래텔레콤 등 별정통신사업자들이나 PC통신업체 등이 올 상반기나 늦어도 하반기를 목표로 무료 인터넷 전화서비스를 준비중이며 10여개 벤처업체도 무료 인터넷 전화서비스를 개발, 시장진출을 서두르고 있다. 하나로통신의 경우 1월말까지 150만명의 가입자를 수용할 수 있도록 VoIP 전용포트를 현재의 2.5배인 5600포트로 확장할 계획이며 연말까지 총 500만명이 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총 110억원의 VoIP 전용장비 구매예산을 책정한 상태다. 업계에서는 올해 통신사업자용 VoIP 장비시장이 1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으며 또 이를 계기로 기업용 VoIP 시장의 성장이 가속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에서는 인터넷 무료 전화시장은 2000년을 기점으로 본격적으로 대중화되기 시작해 오는 2005년이 되면 국제 및 장거리 전화시장의 약 20%를 차지할 것으로 보고 있으며 시장조사기관인 IDC는 이와 관련된 시장규모가 올해 약 4억8000만달러에서 오는 2004년 190억달러로 무려 40배나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기업 데이터망에서의 변화

오는 4월부터 초고속 국가망을 시작으로 상용화하는 비동기전송모드(ATM)서비스는 그동안 프레임릴레이, 패킷교환망 서비스를 이용해왔던 기업고객을 빠른 속도로 수용할 전망이다. 이는 ATM서비스가 전용회선을 기준으로 한 기존 서비스에 비해 요금은 60∼70%에 불과하고 수십M에서 155M까지 다양한 전송속도를 고객의 수요에 따라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에서는 이러한 초고속 국가망을 공중망으로 보편화해 국가 관공서는 물론 기업에도 개방한다는 방침이며 이 망을 ADSL이나 BWLL 초고속 가입자망과 연계, 효율적이면서 실질적인 메가유저를 이끄는 기간망으로 사용한다는 방침이다.

네트워크의 지능화와 관련, 가상사설망(VPN) 시장의 움직임도 주목할 만하다. 올해 대다수 인터넷서비스제공업체(ISP)들이 VPN 서비스를 선보일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데다가 최근 CNN·야후·e베이 등이 연이어 해킹피해를 입으면서 보안의식이 높아진 데 따라 관공서나 기업들이 이 서비스 도입에 보다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VPN 서비스는 비싼 전용회선을 임대하지 않고 저렴한 인터넷망이나 지역 다이얼업망을 통해 본사와 지사간의 통신이 가능한 인터넷 서비스다. 특히 한국노텔네트웍스·시스코시스템즈코리아·퓨쳐시스템·인텔코리아·한국쓰리콤 등 하드웨어 장비업체들이 주도했던 VPN솔루션 시장에 인터넷 인프라 솔루션업체인 노벨이 한국통신과 제휴해 진출함으로써 하드웨어 중심의 VPN솔루션 시장이 변화될지에 관심이 모아진다.

업계에서는 지난해 200억원 규모를 형성했던 VPN 장비시장이 올해는 전년 대비 200% 이상 성장한 600억원의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러한 국내 인터넷 인프라 시장을 조명하고 새로운 네트워크 기술을 소개하는 장인 「네트워크포럼 2000」이 7일부터 9일까지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개막된다. 올해로 7회째를 맞는 네트워크포럼은 한해 국내 네트워크산업의 이슈를 점검하고 해외 선진기술을 접목시키는 장으로 자리매김해왔다.

이번 행사는 최근 네트워크산업의 이슈인 비대칭디지털가입자회선, 가상사설망, 컴퓨터통신통합(CTI), 음성데이터통합(VoIP), 보안, 광동축망 등 6개 트랙으로 구성돼 분야별 전문가 초청강의와 참가사의 새로운 솔루션 및 신제품 발표가 이어질 예정이다.

◇국가 백년대계 통신네트워크

이제 네트워크는 통신사업자의 생존차원을 넘어 국가 미래와 직결돼있다. 인터넷이 새로운 국가경쟁력 자원으로 등장한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효율적이고도 일관적인 인터넷 인프라 구축을 통한 정보선진국으로의 도약이다. 새로운 기술이 하루가 멀다 않고 소개되는 네트워크산업에서의 기술 및 정보교환은 국가 백년대계와 맞닿아 있다는 점에서 이번 네트워크포럼의 의미는 적지 않다.

<유형준기자 hjyo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