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부가 지난해부터 지정하고 있는 국가지정연구실(NRL)사업 지원대상을 재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18일 출연연구기관을 비롯한 과학기술계에 따르면 국가지정연구실이 정부차원에서 전략적으로 특정연구분야를 집중 육성하는 사업인데도 불구하고 산·학·연 협력을 도모한다는 이유로 민간기업 연구소에까지 정부의 예산을 집행하는 것은 적절하지 못하다는 지적이다.
특히 이번에 선정된 국가지정연구실 160곳 가운데 민간기업이 32곳에 달하는데다 이 중 일부 과제는 국가차원에서 전략적으로 육성할 필요가 있는지 의문이라는 주장마저 제기되고 있다.
과학기술부는 지난해부터 정부차원에서 전략적으로 육성해야 할 기술분야 우수연구실을 발굴하고 핵심 연구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국가지정연구실사업을 실시하며 산·학·연 등 3개 분야에서 선정된 연구실마다 5년동안 15억원 정도의 연구비를 지원하고 있다.
올해에는 대학 88곳, 연구기관 40곳, 산업계 32곳 등 160곳이 선정됐으며 지난해 선정된 대학 63곳, 연구기관 50곳, 산업계 27곳을 포함해 총 750억원의 예산이 지원된다.
그러나 이번에 선정된 산업계의 연구실 분포를 보면 삼성전자 종합기술원, LG화학기술연구원, 대우전자, 태평양, 한국전력, 한국중공업, 현대정공, SK 등 매년 연구비 예산을 수백억원 이상씩 집행하고 있는 대기업이 5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또 선정된 일부 과제의 경우 체액성분 진단기술이나 오염미생물 실시간 모니터링 기술 등 국가가 필요로 하는 핵심기술 분야라기보다는 업계의 당면 현안기술이라는 지적이다.
더욱이 매칭펀드로 연구비의 50%를 부담하는 대기업의 경우 전체적인 연구비 투자로 보면 정부의 예산지원이 연구개발에 큰 도움을 주기보다는 국가가 지정한 연구실을 갖는다는 데 의미를 부여하고 있어 정부의 예산집행 측면에서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출연연 관계자는 『최근 성장추세에 있는 벤처기업이라면 몰라도 정부의 공적자금을 민간기업에 지원하는 것은 명분이 약하다』며 『정부가 국공립 연구기관을 중심으로 예산을 지원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과기부 관계자는 『산업계의 자사제품 연구지원이 아니라 공통기반기술이자 핵심기술로 한정된 경우에만 국가지정연구실로 선정하고 있다』며 『민간분야 지원에 대한 논란이 있는 것을 알기 때문에 1단계 사업이 완료되는 오는 9월에 전반적인 문제점을 재검토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대전=박희범기자 hbpark@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