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 디지털TV 시험방송 실시를 두달여 앞두고 정보통신부와 방송사, 가전업체들이 성공적인 시험방송을 위해 발벗고 나섰다.
정통부는 27일 김동선 차관 주재로 방송사, 가전업체, ETRI 관계자가 참석한 가운데 「디지털 지상파TV 추진 간담회」를 갖고 시험방송이 성공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정부와 방송사, 가전업체들이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이기로 한 것이 이를 말해 준다.
이번 간담회는 그 동안 심심찮게 제기돼 왔던 「지상파 디지털TV 시험방송 연기설」에 쐐기를 박는 의미를 갖고 있다.
일부에서 준비기간이 짧고 방송사의 재원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9월로 예정된 디지털TV 시험방송이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가 있었으나, 이번 간담회를 통해 시험방송 실시 일정에 차질이 없음을 대외적으로 공표한 것이다.
또 현실적인 디지털방송을 위해 고선명(HD)TV를 지향한다는 방침을 정한 것도 방송사들의 사업 전개에 큰 도움을 주게 될 전망이다.
이번 간담회에서 방송사와 가전업체들은 그동안 디지털TV 방송 관련 장비도입과 수상기 개발 등에 총 8000억원을 투자하는 등 철저한 준비를 해왔기 때문에 9월로 예정된 시험방송에 차질이 빚어지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지상파 방송=이번 간담회에서 정통부는 지상파방송과 관련, 수백 개의 채널을 갖는 위성·케이블방송과 차별화하기 위해 HDTV를 지향하되 초기에는 HDTV의 투자부담을 고려해 SDTV를 병행토록 했다.
KBS·MBC·SBS 등 지상파 방송사들은 오는 9월부터 시험 방송에 들어가는 디지털 방송이 제대로 뿌리 내리기 위해선 표준화질(SD)급 채널을 3, 4개 송출하는 다채널 위주의 디지털 방송보다는 고화질(HD) 또는 SD급 채널을 한 개만 송출하는 방식으로 디지털 방송을 실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입장을 견지해 왔다.
이에 따라 이번 간담회 내용은 방송사들의 입장이 적극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정통부는 HDTV 방영 시기와 내용을 업계에 맡겨놓을 수 없다는 판단에 따라 디지털방송 실시 1년 후 10시간, 2년 후 20시간이라는 의무 방영비율을 정해놓았다.
따라서 적어도 디지털방송이 실시되는 2년 후에는 본격적인 HDTV 방송을 시청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이번 간담회에서는 그동안 방송사들이 주장해온 재원 지원방안이 보다 구체적으로 논의됐다.
방송사들은 디지털방송이 보편화되는 2005년까지 총 1조5000억원의 투자재원이 필요하지만 방송사에서 이를 조달하기는 불가능하다는 점을 누차 강조하면서 수입장비의 관세 감면 등 해결방안을 요구해 왔으나 재경부 등 정부 부처의 반대로 어려움을 겪어왔다.
이번 간담회에서 정통부는 세제감면과 광고제도 개선, 가전업체의 제작비 및 광고협찬 등을 통해 재원을 마련하는 방안을 만들겠다고 밝혔다.이렇게 될 경우 방송사들은 빠듯한 자금조달에 어느 정도 여유를 가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가전업계 준비상황=LG전자·삼성전자·대우전자 등 가전 3사는 2001년 본 방송에 앞서 오는 9월부터 시작되는 디지털 시험방송에 대비해 디지털TV를 출시했거나 출시를 앞두고 있는 등 디지털방송 시대를 맞을 만반의 채비를 갖춰 놓은 상태다.
디지털방송 실시는 가전업계에 컬러TV 방영 이후 최대의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에 따라 가전 3사는 제품개발과 판촉활동 등을 통해 이 디지털TV 시장 조기 선점에 총력을 기울여 나갈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수출에 주력해 온 가전 3사는 시험방송을 계기로 국내에서도 디지털TV 수요가 본격 형성될 것으로 보고 초기 시장 선점을 위해 광고 및 판촉을 포함한 마케팅 활동을 강화하는 한편 하반기 출시를 목표로 신제품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LG전자는 지난해 업계 처음으로 40인치 디지털 PDP TV와 64인치 프로젝션 디지털TV를 출시한 데 이어 올 하반기에도 60인치 PDP 제품과 50인치 내장형 제품을 속속 출시해 제품 라인업을 강화해 나갈 방침이다. 또 소비자들에게 기술력을 갖춘 선발업체라는 이미지를 심어줄 수 있도록 전국 주요 대도시를 중심으로 대규모 판촉행사를 실시하는 등 마케팅력을 집중시켜 나갈 계획이다.
삼성전자도 대형 프로젝션 TV와 PDP TV를 앞세워 디지털TV 시장을 공략한다는 전략 아래 하반기부터 신모델을 대거 출시, 제품 라인업을 강화하고 전문 대리점을 육성키로 하는 등 시장 공략 채비를 서두르고 있다.
대우전자도 디지털방송을 수신할 수 있는 완전 평편 고선명 TV 개발을 완료함에 따라 시험방송 시점에 맞춰 제품을 전격 출시하고 대대적인 판촉 및 광고활동을 전개해 나갈 방침이다. 대우전자는 시장 진입 시기인 만큼 값비싼 대형 모델보다는 32인치 CRT TV를 우선 출시하고 내년초에 대형 프로젝션 디지털TV와 PDP TV 등으로 모델을 다양화해 나갈 계획이다.
<김병억기자 bekim@etnews.co.kr
김종윤기자 jy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