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원장 정선종)이 정보통신 분야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야심적으로 오는 2005년까지 조성키로 한 5000억원의 정보통신 원천기술 개발기금 모금작업이 정부측의 소극적인 태도로 난항을 겪고 있다.
6일 ETRI에 따르면 정보통신부가 재원부족을 이유로 출연연에 별도의 기금지원을 거부하고 있는데다 민간업체들로부터 기부받는 것도 민간기업에 부담을 줄 우려가 있다는 입장을 보여 정보통신 원천기술 개발기금 마련이 사실상 벽에 부딪혔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ETRI는 우선 정보통신 기술개발을 위해 정부출연연에 출연할 수 있도록 되어 있는 정보화촉진기금 등에서 130억원의 자금을 확보하고 나머지는 내부 기술수익사업과 통신 분야 ETRI출신 벤처기업 170여개사, 연구원 등이 공동으로 기금마련에 나서는 방안을 모색키로 하고 이사회를 설득중이다.
ETRI는 지난 4월 정보통신 분야의 원천기술 확보 없이는 응용·개발 및 생산활동의 근본적인 한계를 극복하기 어렵다는 판단에 따라 21세기 국가경쟁력을 선도해 나갈 정보통신 원천기술 개발자금을 조성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특히 1단계 기간인 오는 2002년까지 정부·기업체의 출연 및 기부금과 연구원의 기술이전에 따른 기술료 수입을 중심으로 2000억원을 조성하고 원천기술이 결실을 맺게 되는 2003년부터 2005년까지 2단계 사업으로 기술료 수입과 자체 수익사업을 통해 3000억원의 기금을 조성해 나가기로 했다.
ETRI는 현재 원천기술기금으로 정보화촉진기금 130억원 이외에 일부 벤처기업으로부터 기탁받은 주식 1만여주를 보유하고 있다.
ETRI 관계자는 『원천기술 분야는 매년 응용투자에 밀려 원천기술 개발이 외면받아온 게 사실』이라며 『출연연이 민간부문 예산에 의존하는 모습이 안좋게 비춰질 수 있지만 장기적인 안목에서 보면 윈윈 전략일 수 있기 때문에 이사회 통과만 되면 어느 정도 가시적인 성과를 드러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전=박희범기자 hbpark@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