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에겐 뭔가 특별한 것이 있다」로 주목을 받았던 패럴리 형제의 또 다른 폭소 코미디.
「미, 마이셀프 앤드 아이린」은 결코 점잖다고는 할 수 없는 패럴리 형제의 유머와 짐 캐리의 캐릭터가 「덤 앤 더머」 이후 다시 한번 콤비를 이룬 작품이다.
패럴리 형제가 코미디 영화에서 거두고 있는 성과는 제작자들에게 저예산 영화제작의 새로운 돌파구를 만드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금기를 깨는 외설스러움과 고무 가면을 씌운 듯한 짐 캐리의 표정 연기가 맞물려 빚어지는 「미, 마이셀프 앤드 아이린」 역시 전형적인 「패럴리표」 영화다.
그들이 영화에서 가장 애용하는 캐릭터인 바보스럽지만 결코 미워할 수 없는 순박한 남자가 등장하고 그는 매력적인 여자를 만나 사랑의 성취를 이뤄낸다.
「미, 마이셀프 앤드 아이린」의 구성은 이제는 다소 질릴 법도 한 패럴리 형제의 거침없는 화술과 함께 짐 캐리에게 평상시엔 바보스러울 정도로 착하고 온순한 남자이지만, 화가 날 경우 폭군으로 변해버리는 선과 악의 1인 2역을 부여함으로써 원맨쇼의 일인자인 짐 캐리의 매력을 적절히 활용한다.
세 아이의 아버지이자 마을의 궂은 일을 도맡아 하는 경찰관 찰리. 경찰관이긴 하지만 마을 사람들에게 그의 이미지는 형편없는 바보와 다름없다. 아내 라일라는 열렬히 사랑해 결혼했지만 결혼 첫날부터 리무진 운전사인 흑인 난쟁이와 눈이 맞아 세쌍둥이를 낳아놓고 그의 곁을 떠났고, 동네 꼬마조차 차도에서 놀지 말라는 그의 경고를 저질스런 욕으로 닦아세운다. 엉겁결에 머리 좋은 세 흑인 쌍둥이 아이들의 계부가 된 찰리는 심한 정신적 고통을 이겨내지만 어느 순간부터 자신 속에 숨어있는 또 다른 자아인 폭군 행크가 나타나 상황이 바뀌기 시작한다. 음란한 성기구를 주머니에 넣고 다닐 정도로 엄청난 색정광인 행크는 무자비한 속도감으로 찰리를 대신하여 마을에 문제를 일으키고 다닌다. 경찰에선 그에게 정신적 치료를 제안하고 그 와중에 범죄조직과 연루돼 후송중인 아이린을 만나 사랑에 빠진다. 찰리와 행크는 각기 서로의 방법으로 아이린에게 구애를 하고 경찰조직과도 연루되어있는 범죄조직 때문에 경찰을 추적을 받는다.
「미, 마이셀프 앤드 아이린」의 일차원적 재미는 배설의 욕구를 해소하듯 패럴리 형제가 던지는 외설스러움과 금기를 깨는 거침없는 욕설이다. 짐 캐리는 여전히 혼신의 힘을 다해 육체적으로 연기를 하지만 그에게 상반된 두 가지의 캐릭터를 규정지어 놓는다는 것이 오히려 단순한 느낌을 던져준다. 전작들에서 느꼈던 패럴리 형제의 신선함이 이미 관객들에게 너무 노출되어있음을 부인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