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컴 도입놓고 미,일 물밑 각축

최근 기획예산처가 연구개발정보센터(KORDIC·소장 조영화)의 슈퍼컴 3호기 도입비용으로 내년도 예산 3300만달러를 책정한 가운데 지난 8일 도입기종을 결정하기 위한 선정위원회와 기술위원회 위원 선정을 거쳐 오는 12월 최종 기종 결정을 앞두고 슈퍼컴 수주를 위한 미국과 일본 업체의 치열한 경쟁이 전망된다.

KORDIC은 지난 8일 선정위와 기술위의 구성을 마치고 15일과 20일 도입 추진방안을 확정지을 계획이다.

선정위와 기술위는 KORDIC 소장이 연구소 내외에서 위촉한 위원들로 구성된 소장 자문기구 형식의 별도 위원회로 구성해 추진되며 과학기술 분야의 국가적 전문가로 구성된 선정위와 슈퍼컴퓨팅 분야의 전문가로 구성된 기술위에서 합당한 기종을 최종 평가하게 된다.

KORDIC은 이를 위해 내달 9일까지 제안요청서 발송과 설명회를 개최하고 11월 업체의 제안서를 심의해 상위 3개 기종을 선정한 뒤 12월 13일 선정위에서 최종 제안서 심의 및 우선 협상순위를 결정키로 하고 실무작업을 진행중이다.

이에 따라 전세계 슈퍼컴퓨터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미국과 일본 제조업체들이 향후 한국의 경기회복과 인터넷 비즈니스의 확대 등으로 시장규모가 급격히 커질 것으로 보고 시장선점을 위한 치열한 각축전이 펼쳐질 것으로 예상된다.

KORDIC 3호기의 입찰에 참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업체는 미국의 IBM·SGI·크레이·선·HP·컴팩이며 일본에서는 NEC·후지쓰·히타치 정도다.

특히 일본 NEC의 경우는 국내에 설치된 유일한 일본산 슈퍼컴 공급실적을 가진 업체로 슈퍼컴 중 가장 성능이 뛰어난 128.8Gflop/s급의 16개 프로세서를 가진 「SX-5/16A」기종을 지난해 6월 기상청에 공급한 바 있다.

미국 업체의 경우는 HP의 제품이 유니텔·기상연구소·SK텔레콤·신영증권·삼성증권 등에 16대가 보급돼 32%의 국내 점유율로 가장 높고 이어 선이 조흥은행·행정자치부·LG전자 등에 14대를 보급, 28%의 점유율을 나타내고 있다. 컴팩은 비씨카드·신세기통신·한국통신 등에 10대를 공급해 20%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이상선 슈퍼컴퓨팅사업단장은 『국내 도입 슈퍼컴의 최근 경향은 통신업체 및 증권회사 등 정보 서비스 제공을 하는 역할에 중심을 두고 있는 반면 KORDIC의 슈퍼컴은 과학기술 연구개발에 전문성을 가져야 할 것』이라고 말하고 『KORDIC의 요구사양을 충족시키는 기종이면 일단 모든 업체의 제품이 선정대상에 오를 수 있다』고 말했다.

<대전=박희범기자 hbpark@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