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서 만난 사람>운보 김기창 화백

올 여름 서울에서 한국 현대 미술계의 거목 운보 김기창 선생의 미수 기념 특별전이 있었다.

나는 몇년전 건강하시던 모습의 운보 선생을 TV에서 뵈온 적이 있다. 알다시피 운보는 후천적으로 귀머거리가 되신, 신체적 결함을 가지신 분이다. 그 인터뷰에서 그는 어눌하지만 정상인과 이야기를 나누고 아이처럼 천진하게 웃으셨다. 건강하고 잘 생기셔서 그 힘찬 선들이 나오나 보다 혼자 생각했었다. 아니면 본인이 밝혔듯이 들을 수 없는 터질 듯한 가슴의 응어리를 그림에 쏟아 부어서인지, 처음 보았던 「바보산수」의 감동 때문인지 나는 운보의 그림을 볼 때마다 다른 느낌, 다른 색깔의 감동을 받는다. 그리고 운보의 자유분방하고 힘찬 그림들에 빠져든다.

그런데 올 여름 당신의 미수전을 보기 위해 휠체어를 탄 모습으로 매스컴에 소개되신 운보는 늙고 병색이 완연하셔서 가슴이 저렸다. 그의 첫사랑을 그렸다는 1934년 작 「정청」을 보면서는 처연한 느낌이 더했다. 그가 그토록 사랑했다는 어머니와 부인 우향 박래현 여사의 헌신적 보살핌과 타고난 소질로 운보는 다양하게 변화해온 한국의 영혼들을 고스란히 그림으로 형상화 한 우리 민족의 화가시다.

그의 그림을 인터넷에서 만나고 싶은 사람들은 그의 홈(http : //www.unbo.co.kr)에 가면 그의 연보와 작품세계를 만날 수 있다. 그래도 운보의 그림을 보고 싶은 사람들은 충북 청원에 있는 운보의 집을 방문하면 된다. 가을이 멀어지려는 요즘 운보의 그림과 함께 깊어지고 싶은 사람들에게 권하고 싶은 홈이다.

<고은미기자 emk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