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발언대>사이버 중독자들에게 사회적 관심을

PC방에서 야간에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 PC방을 찾는 손님은 대개 그 동네에 거주하는 사람들이라 대부분 안면이 있다.

그런데 가만히 살펴보면 친구, 연인과 오는 경우도 많지만 혼자 와서 서너시간, 심지어 열시간 넘게 모니터에 몰입하는 사람도 간혹 눈에 띈다.

구석진 자리에서 충혈된 눈으로 무언가에 몰입하는 흔히 「사이버 중독」이라 불리는 사람들…. 그들의 심리나 행동양식의 안쓰러운 면을 볼 때면 사이버 중독이야말로 정보시대가 빚어낸 역기능적인 산물로서 전 사회적 관심으로 반드시 치유해야 할 부분이 아닐까 생각한다. 청소년 출입가능 시간인 밤 10시까지 온라인게임에 몰두하든가 채팅에 빠져 자리에서 일어나지 않는 많은 청소년들을 주위에서 쉽게 찾아볼 수가 있다. 그들은 이제 가야 할 시간이라고 다가가 등을 토닥거리기 전에는 무언가 홀린듯 모니터에서 눈길을 떼지 않으려 한다.

그렇다고 그들이 집에 가서 그대로 잠이 든다거나 학업이나 다른 취미생활에 몰두할 것 같지는 않다. 요즘은 가정마다 초고속 인터넷이 깔려 있어 새벽까지도 게임이나 채팅에 열광할지도 모른다는 우려를 갖게 한다.

간혹 이런 청소년 손님들이 PC방을 찾을 때면 업주 입장에서 반기는 것이 도리지만 너무 중독 증세를 보이는 것 같아 그냥 되돌아가라고 타이르기도 한다.

이런 사이버 중독은 성인들에게서도 나타난다. 특히 24시간 출입이 가능한 그들에게는 너무도 자연스럽게 중독이 되어 헤어나지 못하는 경우가 생긴다.

게임이든 채팅이든 아니면 사이버 섹스가 됐든, 그들은 아마도 실생활에서 얻지 못하는 것을 얻었을 때의 쾌감과 성취감을 사이버 공간에서 추구하려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온라인 세계로의 몰입에서 위안을 찾으려는 행동은 오프라인과의 교류를 단절해 실생활에 대한 적응능력을 저하시키고, 업무나 학습능력 지장을 초래하며 현실도피 공간으로써 사이버 세상에 더욱 집착하려드는 문제를 낳고 있다.

그래서 청소년을 자녀로 둔 부모들은 자식들이 PC방에 가지 못하도록 윽박지르고 가정내 인터넷서비스를 해지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고 한다. 하지만 이렇게 되면 스트레스성 장애와 충동조절 장애를 일으켜 불면증과 악몽, 금단현상까지 나타나 역효과를 가져온다는 심리학자들의 지적이 있다.

사이버 중독자들에게 필요한 것은 PC를 사용하지 못하게 하는 극단적 제재수단이 아니라 정서적 안정을 되찾기 위한 오프라인상에서의 교류와 대화, 그리고 전 사회적인 따뜻한 관심이다.

엄태완 대구시 북구 구암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