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런티어 인 프런티어>(3)산업폐기물 재활용기술개발사업단 이재천 박사

 ‘폐기된 PC, 휴대폰에서 금, 은, 팔라듐 등 귀금속을 얻는다.’

 환경문제가 사회이슈로 부상하고 있는 가운데 국내에서 연간 수백만대 규모로 버려지는 폐PC와 휴대폰은 물론 석유화학 폐촉매를 활용해 연간 1700억원 규모의 귀금속 및 유용금속을 추출할 수 있는 기술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이러한 연구결과의 주인공은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책임연구원인 이재천 박사(44).

 이 박사는 90년 이후 줄곧 국내 자원재활용 기술개발에 앞장서온 명실상부한 국내 최고 전문가로 꼽힌다. 86년 한양대 금속공학과에서 당시로서는 드문 20대 박사로 촉망받던 이 박사는 사람들의 관심에서 소외된 자원재활용분야의 연구를 거듭해 이 같은 성과를 거뒀다.

 우리나라에서 한해동안 배출되는 폐PC는 연간 40만대, 폐휴대폰은 800만대 가량으로 이들로부터 회수 가능한 귀금속은 금 3500㎏, 은 20톤 등이며 이러한 귀금속 이외에도 유용금속인 구리와 알루미늄 등을 얻을 수 있는데 이를 금액으로 환산하면 연간 1500억원 규모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석유화학 폐촉매로부터 회수 가능한 귀금속도 200억원에 달해 이 박사의 연구결과만으로 연간 1700억원의 경제적 효과가 기대된다.

 그간 국내에서 발생한 폐기물들은 해외로 반출됐고 이렇게 반출된 폐기물로부터 얻은 유용금속을 다시 고가로 수입하는 악순환이 지속됐던 게 현실. 이제 폐기물을 재활용해 환경문제도 해결하고 금속자원도 공급할 수 있는 기틀이 마련돼 일석이조인 셈이다.

 또 석유관련 업체들이 배출한 석유화학 폐촉매에도 금보다 비싼 백금 및 팔라듐이 들어있지만 이에 대한 회수율이 미미했다. 그러나 이 박사는 기존에 왕수 또는 염산을 사용해 귀금속을 추출하던 방식 대신 값이 싼 황산으로 폐촉매의 담체를 용해해 백금 또는 팔라듐을 농축, 회수하는 방법으로 수처리제로 사용되는 황산알루미늄을 동시에 회수하는 경쟁력있는 기술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이 박사는 96년 일본자원환경총합연구소의 초청을 받아 일본 연구팀과 공동으로 ‘인쇄회로기판으로부터의 유용금속 재활용’에 대한 연구를 수행했으며 탁월한 연구업적을 인정받아 98년 일본 재활용기술개발의 본산인 클린재팬센터로부터 제2회 리사이클링 기술개발 혼다상을 수상해 한국 재활용기술의 우수성을 과시하기도 했다.

 또 국내 굴지의 석유회사에서 자사의 석유화학 폐촉매에 들어있는 백금함량을 구입처인 미국회사에서 약간 더 높게 잡고 있다고 생각해 그 분석을 이 박사에게 의뢰했는데 분석결과 오히려 미국측이 제시한 톤당 2.2㎏보다 많은 2.6㎏이 함유돼 있는 것으로 밝혀져 연간 6억원의 손실을 막을 수 있었다.

 이 박사는 자원재활용 기술의 중요성에 대해 “유해물질을 포함한 폐기물에서 유용한 자원을 회수하는 자원재활용기술 개발은 자원이 부족한 우리나라에 꼭 필요한 기술”이라며 “환경오염방지는 물론 첨단산업에 필요한 금속원료의 국내생산에 의한 산업경쟁력 강화뿐 아니라 부가가치가 높은 재활용산업 육성으로 고용창출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는 견해를 밝혔다.

 

 ◆산업폐기물재활용기술개발사업단 어떤일 하나

 산업페기물 재활용기술개발사업단(단장 이강인)은 21세기 인류 최대의 관심사인 환경보전과 자원재활용에 관련된 핵심기술을 개발하고자 설립됐다. 자원부족이라는 구조적 문제점을 안고 있는 우리나라에서 효과적인 자원재활용 없이는 산업발전을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우선적으로 재활용가치가 큰 것으로 인식되는 산업폐기물을 대상으로 경제성있는 원료물질을 추출하고 이를 에너지로 재활용하는 기술을 개발해 실용화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이를 위해 무기계 산업폐기물 중 고가물질의 경제적 회수 및 자원화 기술을 개발하는 한편 가연성 산업폐기물의 재할용 기술을 개발하고 대량 처리기술을 상용화하기 위한 연구를 진행중이다.

 2009년까지 10년에 걸쳐 정부와 민간에서 총 1200억원 규모의 투자를 통해 연간 5000억원 이상의 자원을 재생산하고 폐기물 재활용률을 현재 20%에서 70%까지 제고시킨다는 계획이다. 또한 5조원 규모의 국내 재활용산업의 활성화를 도모하고 이를 통해 자원자급도를 향상시키며 폐기물 제로화를 실현시킨다는 방침이다. 이러한 재활용시스템을 구축함으로써 우리나라를 완벽한 자원순환형사회로 만들어 세계 5위권 이내의 환경 선진국가로 도약시킨다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