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자해지(結者解之)도 쉽지 않네.’
발신자번호표시(콜러ID) 단말기를 둘러싼 법정다툼이 연말을 얼룩지게 만들고 있는 가운데 관련 산업 침체에 따른 책임공방의 결론도 해를 바꿔 내년까지 미뤄질 전망이다.
1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재 법원에서 진행 중인 콜러ID 단말기 관련 민사소송은 모두 4∼5건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 9월 발신정보표시산업협회 회장인 이병철 데이콤콜투게더 사장이 KT를 상대로 낸 소송을 필두로 웹스테이션이 데이통콤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소송, 콜러ID단말기 영업대리점을 운영 중인 이모씨가 역시 KT를 상대로 진행 중인 소송 등이 확인된 것이며 이밖에도 한두 건의 소송이 더 벌어지고 있다.
콜러ID 관련 소송의 핵심 쟁점은 콜러ID 생산·유통업체들이 KT를 상대로 서비스 가능 회선 확대를 지연시킨 책임을 묻는 것에 초점이 맞춰져 있지만 최근에는 중국산 제품을 들여와 공급하는 업체와 일선 대리점간 분쟁도 가세했다.
중국산 콜러ID 단말기를 공급받은 대리점들이 사용자들로부터 서비스 불능에 따른 환불 등의 피해를 입고, 이의 보상을 수입업체 측에 요구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아 법정싸움으로까지 번지고 있는 것이다.
이렇듯 여러 건의 소송이 중복진행되고 있지만 쟁점 해결은 쉽지 않아 보인다. 특히 데이콤콜투게더 이병철 사장은 소송한 지 벌써 석 달이 경과했지만 법원이 본재판에 앞서 주는 조정기간에 KT로부터 별다른 답변서를 받지 못해 애를 태우고 있다. 이에 대해 이 사장은 “상호조정이 불가능하다면 기일지정신청을 내 연말이나 내년 초에 재판을 강제적으로 열게 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다른 소송건도 대부분 이 같은 실정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2001년 통신산업 최대의 딜레마로까지 불린 콜러ID 단말기와 관련된 법정싸움이 소송을 제기한 쪽이나 당하는 쪽이나 어느 쪽에도 마음편한 연말연시를 만들어주지 못하고 있는 형국이다.
<이진호기자 jho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