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로벌 인공지능 데이터센터(AIDC) 공급량이 폭증하는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면서 수급 불균형이 심화되고 있다. SK텔레콤은 이같은 공급 공백을 파고들어 총 15기가와트(GW) 규모 AIDC를 구축하고 아시아로 향하는 글로벌 빅테크의 인프라 수요 선점에 나선다.
19일 글로벌 컨설팅업체 맥킨지에 따르면 글로벌 데이터센터 수요가 매년 19~22% 성장하는 반면, 공급이 이를 따라가지 못해 2030년 미국에서만 15GW의 공급 부족이 발생할 것으로 전망된다.
AI 연산의 핵심인 그래픽처리장치(GPU) 단위 소모전력이 늘면서 전력 수요도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하이퍼스케일 AIDC에 필수적인 대형 발전소용 변압기의 평균 납기도 143주(약 2년 9개월)까지 늘어나며 공급 병목이 심화하고 있다. 글로벌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이런 흐름이 이어질 경우, 2030년까지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가 최대 160% 증가하며 공급을 웃돌 수 있다고 내다봤다.
SK텔레콤은 이 틈을 공략할 방침이다. 아마존웹서비스(AWS)와 울산에 건설 중인 1호 AI DC를 시작으로 영남권 전체에 2GW 이상 클러스터를 조성하고 서남권에 1GW를 추가 구축한다. 2029년부터 5GW 규모를 단계적으로 오픈하고, 2035년부터는 시장 수요에 맞춰 15GW 규모까지 순차 확대해 나간다는 구상이다.
AI 인프라 공급난 속 아시아 데이터센터 지형도 재편되고 있다. 한때 아시아 인프라 중심지였던 싱가포르는 데이터센터가 도시 전체 전력 소비의 약 7%를 차지할 만큼 부담이 커지자 2019년 신규 건설을 사실상 중단했다. 해당 수요를 흡수한 말레이시아 조호르는 1년새 데이터센터를 2배가량 늘렸지만 2035년 지역 전력 수요의 40%를 데이터센터가 차지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전력·인프라 부담이 커지고 있다.
반면 한국은 원자력·액화천연가스(LNG) 기반의 안정적 전력 공급 여건을 갖췄다. 지난해 12월 기준 국내 총 발전설비 용량은 약 156.6GW로 역대 최대 전력수요(2024년 97.1GW)를 웃돈다. 원전 26기 가동률도 83.8% 수준이다.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AIDC 핵심 부품을 국내에서 조달할 수 있다는 점도 강점으로 꼽힌다.
SK텔레콤 관계자는 “AI 패권 경쟁이 데이터센터를 얼마나 빠르고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지의 싸움으로 옮겨가고 있다”며 “수급 불균형 위기를 기회로 바꿔 한국이 AI 인프라 분야에서 새로운 리더십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박준호 기자 junh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