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요 네트워크통합(NI)업체들이 최근 ‘탈 시스코’ 움직임을 본격화하고 있어 그 배경과 향후 추이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시스코시스템스의 골드파트너로 시스코와의 관계가 돈독한 것으로 잘 알려진 쌍용정보통신과 인네트는 최근 KT가 진행하고 있는 메트로에어리어네트워크(MAN)장비 공급업체 선정을 위한 입찰에서 기존 주력제품인 시스코 장비가 아닌 익스트림과 리버스톤 등 시스코 경쟁업체의 제품으로 수주경쟁에 나섰다.
물론 그동안 쌍용정보통신과 인네트가 시스코의 제품이 아닌 다른 벤더의 제품으로 네트워크 구축사업을 전개한 적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쌍용정보통신의 경우 지난해 시스코의 장비를 가장 많이 판 업체로 선정될 정도로 시스코 장비에 대한 의존도가 높을 뿐만 아니라 그동안 KT가 발주하는 프로젝트에는 시스코 장비를 주로 공급해 왔다는 점을 감안할 때 쌍용정보통신이 이번 한국통신의 프로젝트에 익스트림 장비를 제안한 것은 주위의 이목을 끌기에 충분하다.
인네트 역시 올초 국내 NI업체로는 처음으로 시스코 골드파트너 자격을 획득한 업체로 그동안 시스코 장비의 판매비중이 절대적으로 높아 업계에서는 시스코와의 관계가 매우 긴밀한 업체로 평가받아 왔으나 이번 입찰에는 최근들어 MAN장비분야에서 시스코와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리버스톤 장비를 제안했다.
특히 이번 KT의 MAN장비 공급업체 선정을 위한 입찰은 단순한 일회성 프로젝트가 아니라 국내 MAN장비시장의 판도를 좌우할 것으로 예상되는 중요한 프로젝트로 평가되고 있어 쌍용정보통신과 인네트의 행동은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은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인네트의 한 관계자는 “최근 있었던 통신사업자들의 MAN장비 도입을 위한 입찰에서 시스코가 잇따라 탈락한 점이 이번 입찰에 시스코 장비를 제안하는 데 다소 부담이 됐다”며 “특히 시스코가 고수하고 있는 가격정책으로는 이번 프로젝트를 수주하는 데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예상돼 리버스톤의 장비를 선택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NI업체 관계자는 “신규 장비업체의 등장과 가격인하경쟁 가속화 등으로 국내 네트워크장비시장의 환경이 급변하면서 그동안 시스코에 대한 의존도가 높았던 NI업체들이 시스코 장비의 판매비중을 줄여 포트폴리오를 실현하기 위한 노력을 구체화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한편 이번 KT의 MAN장비 도입을 위한 입찰에는 머큐리가 시스코의 장비를 제안한 것을 비롯해 웰링크가 파운드리, 코리아링크가 엔터라시스, 인프라넷이 알카텔, 하이콤정보통신이 노텔네트웍스 장비를 각각 제안하며 치열한 수주경쟁을 벌이고 있다.
MAN장비 시장선점경쟁이라는 의미와 더불어 주요 NI업체의 ‘탈 시스코’ 움직임이 가시화된 이번 KT 입찰경쟁에서 과연 어느 업체가 장비공급권을 획득할지 주목된다.
<김성욱기자 sw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