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년 과학기술계도 국내 경기침체와 함께 많은 부침을 겪었다. 산업 전반에 불어닥친 구조조정의 회오리는 과학기술계도 예외가 아니었으며 많은 과학자들이 이에 휘말려 과학기술계를 떠나야만 했다. 이 가운데서도 신기술이 등장했으며 과학기술계도 생존 방안을 모색하는 데 총력을 기울였다. 올 한해 과학기술계를 뜨겁게 달군 주요 이슈 및 화제를 정리해본다. 편집자
올 한해는 유난히 5T 또는 6T라는 용어가 난무한 한해였다. 5T는 정보기술(IT)·나노기술(NT)·생명공학(BT)·문화기술(CT)·환경기술(ET)을 말하며 여기에 우주기술(ST)을 더한 6T는 올해 과학기술계를 뜨겁게 달군 최고의 화두였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정부와 민간기업은 주로 IT산업의 육성에 초점을 맞췄으나 올해 들어 IT산업이 침체에 접어들자 대안을 모색하기 시작했다. 특히 올초 인류 역사의 중요한 페이지를 장식한 인간게놈프로젝트(Human Genome Project)의 완성과 함께 우리나라에서도 BT산업 육성에 대한 관심이 증폭됐다. 바이오벤처기업의 수는 지난 99년 말 99개에 불과하던 것이 지난해 말 400개로 증가했으며 올해는 200여개 업체가 새로 창업해 600개에 달하고 있을 정도다.
이와 함께 대기업도 바이오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했다. 정보통신을 주력사업으로 삼던 SK그룹은 지난 11월 중국에서 열린 사장단 회의에서 바이오산업 육성의 청사진을 제시하는 등 바이오 시장 입지 다지기에 나섰으며, LG그룹의 LGCI는 오는 2005년까지 총 6000억원을 들여 퀴놀론계 항생제 등 주력 유전공학제품과 동물의약품에 주력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이에 따라 정부도 국가과학기술위원회 산하에 바이오기술·산업위원회를 구성하고 ‘생명공학육성 제3단계 기본계획’을 마련했다. 이 계획에 따르면 정부는 국내 BT를 선진국 수준으로 끌어올리기 위해 내년부터 오는 2007년까지 6년간 정부와 민간에서 총 12조9000억원이 투입될 예정이다. 또 앞으로 5년 동안 1200여억원을 지원해 기초의과학 연구 결과나 인력에 대한 데이터베이스 구축, BT 분야 벤처업체와 의과대학간 산학협력망 구축 등을 통해 기초의과학 분야의 연구 성과를 BT로 연계하는 기초의과학 육성방안을 마련해 내년부터 추진할 예정이다.
BT에 못지않게 NT에 쏠리는 관심도 높았다. NT는 나노미터(10억분의 1m) 크기인 원자·분자 수준의 현상을 규명하고 이 차원에서 물질의 구조 및 구성요소를 조작하는 기술로 산업 발전은 물론 인간 삶의 질 향상에 혁명적인 방법을 제안할 기술로 인식되고 있다. 미국의 경우 2001년 한 해 정부에서만 4억2300만달러를 투자해 체계적인 기술 개발을 추진했다. 우리 정부도 지난 7월 나노기술종합발전계획을 마련, 2010년까지 선진 10개국의 기술경쟁력을 확보키로 했다. 이 계획에 의하면 나노분야 비교우위기술 개발, 기술 저변확충 연구 개발, 대학 나노인력 양성, 나노공동실험시설 구축 등에 2010년까지 총 1조3725억원의 정부 및 민간자금을 투입하게 된다. 정부는 이 같은 투자가 미국 등 선진국에 비해서는 턱없이 부족하고 늦은 감이있지만 NT 분야가 전세계적으로도 초기단계의 기술이므로 기술 개발에 본격적으로 착수할 경우 기술선진국으로서의 입지 확보가 가능한 최초의 도전 기회로 보고 있다.
또 정부는 BT와 NT를 포함한 6T 분야를 육성하기 위해서는 인력양성이 필수라고 보고 앞으로 2005년까지 2조2400억원을 집중적으로 투자해 총 40만명의 인력을 양성키로 했다. 정부의 조사에 따르면 2005년까지 6개 분야별 인력수요는 IT 분야 27만525명, BT 9470명, NT 4200명, ST 1100명, ET 7084명, CT 11만6100명 등 40만8479명이지만 기존 대학·기업 등에서 배출되는 인력은 22만1993명으로 18만6486명이 부족하다. 정부는 6T 분야의 인력육성정책을 통해 기존 양성체제에서 배출되는 22만여명의 질을 높이고 부족인력 18만여명을 신규로 양성할 계획이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kr
김인순기자 insoo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