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도권 정책방향이 수도권 집중을 완화하는 쪽으로 나아가는 분위기다.
지난해말 산업자원부는 수도권 정책과 관련해 ‘공업배치 및 공장설립에 관한 법률’의 시행령 개정안을 제안했다. 이 개정안은 외국인투자기업의 범위를 투자지분 30% 이상으로 대폭 확대하고 30대 그룹 첨단산업 관련 공장의 수도권 이전도 사실상 허용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 공장 입지여건 및 근로자의 생활여건에 있어 지방과 수도권간의 격차가 극심해지고 있는데, 외국인투자기업 및 30대 그룹의 수도권 입지마저 완화시킨다면 지방의 공동화현상은 극심해질 것이다.
또 상당한 예산을 투자해 건설해 놓은 수천만평에 달하는 각종 지방산업단지가 유휴화할 것이다. 이미 충북에 건설중인 오창과학산업단지는 공동주택 건설부지의 90%가 해약되는 등 사업전망이 불투명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외환위기와 전반적인 경기위축으로 사업계획 당초와는 달리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기도 하지만 수도권 공장총량제 완화 움직임에 따라 상담을 하던 기업들이 수도권으로 발길을 돌리는 추세도 여기에 한 몫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앞으로 지방경제 공동화 현상이 가중될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수도권으로 매년 20여만명의 인구가 지방에서 들어오고 금융·공공기관, 벤처기업의 80∼90%가 수도권에 집중돼 있는 현실에서 수도권의 과밀을 더욱 부추길 우려가 있는 정책이나 법 개정안은 심사숙고해야 할 것이다.
그러한 정책과 법안들은 기업 차원에서는 단기적으로 효과를 낼 수 있을지 몰라도 국가적 차원의 경쟁력 면에서는 손실을 입히게 될 것이다. 또 가뜩이나 어려운 지방산업을 붕괴시키고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격차를 더욱 심화시킬 우려도 있다.
특히 수도권 집중은 한국사회의 고비용-저효율 구조를 형성, 국제통화기금 사태를 초래한 중요한 배경이 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따라서 수도권분산 정책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이를 위해 최근에 제시되고 있는 지방의 자치권 확대를 비롯해 정부기관의 지방이전 획기적 추진, 지방육성책의 실효성 있는 추진을 위한 국토균형발전 기획단 설치 등도 적극 검토해 볼 만하다.
무리한 수도권 규제완화는 수도권 과밀 집중을 더욱 가속화하고 비수도권 지역을 낙후시키는 등 국토의 균형발전을 가로막을 것이다. 따라서 국토의 균형발전과 수도권 분산의 방향에서 정책을 세워나가야 한다.
이시춘 인천시 연수구 동춘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