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지원이오. 가끔 정보통신부를 통해 나오는 몇억원짜리 국책과제가 전부입니다.”
며칠 전 한 블루투스 소프트웨어개발업체를 찾아 정부의 지원이 어떻냐고 물은 기자의 질문에 업체 관계자가 ‘피식’ 웃으며 답한 말이다.
“관련 단체가 있긴 하지만 개발현장에서 느낄 수 있을 정도의 활동은 없습니다.”
지난해 정통부 산하에 블루투스산업을 지원하기 위한 단체가 설립되지 않았냐는 두 번째 질문에 대한 답이다.
블루투스가 차세대 정보기술(IT) 시장의 주역으로 부상하면서 국내 벤처업체들이 기술 하나만으로 시장에 뛰어들고 있지만 정부의 노력은 이들의 열정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4월 정통부 주도로 ‘한국블루투스포럼’이 설립됐고, 한국전파진흥협회 산하에도 ‘블루투스산업협의회’가 운영되고 있지만 아직 업계에 실질적인 도움을 주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설상가상으로 업무중복에 대한 비효율을 막기 위해 두 단체를 통합한다는 결정이 연초에 내려졌지만 3개월이 지난 지금 통합작업은 진척을 보지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산업협의회는 올해 사업계획을 세워놓고도 아직 실행에 옮기지 못하고 있으며 회원사들로부터 회비도 정상적으로 걷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블루투스산업을 육성하기 위한 지원단체가 설립돼 운영되고 있지만 정작 블루투스 상용화의 원년으로 기대되는 가장 중요한 순간인 지금은 이렇다 할 지원사업이 추진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국내 중소 블루투스개발업체들은 시장 분위기를 살피며 응용기술에 관심을 갖는 대기업과는 달리 핵심기술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들 업체는 해외에서 핵심기술을 도입, 응용제품을 출시해 쉽게 돈을 버는 것이 아니라 핵심기술 개발을 통해 해외 업체 위주로 짜여진 블루투스 시장에 당당한 주인공으로 우뚝 서겠다는 목표를 갖고 연구개발에 매달리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대부분 설립 당시의 자본금으로 근근이 버텨가고 있는 국내 블루투스개발업체들에 대한 지원책 마련이 더이상 늦춰져서는 안될 것이다. 국내 개발업체들이 모두 문을 닫은 다음에는 지원하려 해도 할 수도 없으니 말이다.
<엔터프라이즈부·이호준기자 newlevel@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