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와 SK텔레콤 등 주요 통신사업자들은 지난 상반기 보완투자에 집중했으며 하반기에도 이 추세가 지속될 전망이다. 이러한 가운데 대부분 사업자가 수익성 위주로 하반기 투자계획을 재조정할 방침이어서 자칫 투자축소와 이에 따른 후방산업 위축이 우려되고 있다.
◇‘신규투자’보다는 ‘보완투자’가 대세=KT, 하나로통신 등 유선사업자는 물론 SK텔레콤, KTF 등 무선사업자들도 지난 상반기에 신규투자보다는 보완투자에 집중했다.
KT는 지난 상반기에 1조7000억원을 신규투자했으며 대부분 주로 품질개선을 위한 설비증설, 광가입자망 구축에 사용했다. 특히 주수익원인 초고속인터넷의 경우 품질개선을 위한 투자에 집중했다. 반면 신규사업의 경우 대부분 소액투자에 그쳤다.
하나로통신도 마찬가지다. 이 회사는 상반기에 모두 3500억원을 투자했는데 대부분 기간망과 가입자망 개선에 집중했으며 신규사업인 유무선통합 부문에 130억원, 인터넷부문에 5억원 등 비교적 소규모의 투자를 단행했다. 그것도 연구와 자료수집 용도가 대부분이다.
데이콤과 온세통신,두루넷 등 다른 유선사업자도 상반기에 당초 계획한 대로 투자했으나 대부분 품질개선을 위한 시설개선에 집중했다.
SK텔레콤과 KTF, LG텔레콤 등 이동통신3사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3사는 통화영역 확대와 통화품질 개선을 위한 기지국 확충과 노후설비 교체 등에 투자비를 투입한 것 외에는 특별한 투자를 단행하지 않았다.
◇수익모델 분명한 신규사업이 없다=이처럼 유무선사업자들이 보완투자에 집중하는 것은 수요가 포화상태에 이르자 경쟁 사업자를 겨냥한 품질개선 등의 필요성이 절실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됐다. 뻔한 시장을 놓고 경쟁하는 상황에서 일단 ‘다른 사업자보다는 못하다’는 얘기를 듣지 않기 위한 투자에 집중한 셈이다.
여기에 신규사업의 수익모델이 아직 분명치 않다는 점도 작용했다.
KT의 투자 관계자는 “다각도로 신규사업을 찾고 있으나 수익모델이 확실한 사업은 손을 꼽을 정도”라고 말했다.
이 회사는 그나마 하반기에 투자를 확대하려는 신규사업은 유무선통합사업인 네스팟 부문 정도다. 그렇지만 KT는 이 사업 역시 투자재원과 사용자의 반응을 봐가며 수익성이 담보되는 경우에 자금을 집중시킨다는 방침이다.
◇하반기 투자전망 어둡다=통신사업자들은 하반기에는 상반기와 비슷하거나 약간 낮게 투자계획을 잡아놓고 있다. 표참조
그렇지만 이같은 하반기 투자규모는 실제로 계획보다 밑돌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상반기에 어느 정도 보완투자가 이뤄진 상태에서 하반기엔 보완투자 규모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다. 또 신규투자 역시 대부분 사업자들이 수익모델이 확실한 분야에만 투자하겠다는 계획이어서 대규모 투자는 이뤄지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SK텔레콤의 경우 상반기 투자내역에 대해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으나 당초 계획을 크게 밑도는 것으로 추정됐다. KT 지분매입 등으로 투자액이 빠져나갔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이에 대해 통신장비업체 관계자들은 “IMT2000서비스와 같은 신규투자 분위기를 활성화하지 않으면 올 하반기 장비시장은 비관적”이라고 말했다.
IMT2000서비스 사업자로 투자를 선도하는 KT아이컴의 경우 올해 7300억원의 투자계획을 갖고 있으며 대부분 하반기에 집중할 예정이어서 장비업체에 다소 희망을 주고 있다. 반면 SKIMT와 LG텔레콤의 경우 SK텔레콤의 KT 지분확보와 LG텔레콤의 재원부족 등으로 인해 IMT2000서비스 투자를 가능하면 늦추려는 입장이다.
<박승정기자 sjpark@etnews.co.kr 김규태기자 star@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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