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DC '알박기' 막아야”...전력계통평가 신청 93%가 데이터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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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인공지능 데이터센터 산업 진흥에 관한 특별법(AIDC 특별법)'을 시행하고 하위법령을 제정 중인 가운데 허가만 받아두고 사업을 추진하지 않는 이른바 '알박기' 시설을 막을 규정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비수도권 알짜 입지를 둘러싼 선점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미추진 사업 관리 방안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근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마련한 AIDC 특별법 시행령 구성 초안에 따르면 비수도권 AIDC의 전력계통영향평가 면제와 관련해 시행령이 정하는 사항은 △면제 상한 △산정 기준(전기판매사업자와 전기사용계약을 체결하려는 최대수요전력, 즉 계약전력) △확장·전환 시 총 계약전력 기준 등이다. AIDC로 인정받은 이후 실제 사업을 언제까지 추진해야 하는지에 대한 기한 근거는 초안에 담기지 않았다.

하위법령 제정 작업에 참여한 관계자는 “상위법에서 위임한 사항이 아니다”라며 “이번 작업에서는 해당 내용이 논의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업계에서는 장기간 표류하는 지연 사업 관리가 사각지대에 놓일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최근 데이터센터 사업 대다수가 비수도권으로 입지를 옮겨가면서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는데, 계통만 확보해두고 사업을 실행하지 않으면 정작 실제 사업을 추진하려는 사업자가 피해를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기존 전력계통영향평가 제도의 규정과도 대치된다. 현행 제도는 '분산에너지 활성화 특별법' 에 근거해 사업자가 1년 이내에 계통 접속을 신청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계통 용량만 확보해두고 사업을 미루는 알박기를 막기 위한 장치다.

데이터센터 계통 확보 경쟁은 갈수록 치열해지는 상황이다. 한국전력공사에 따르면 2024년 8월 전력계통영향평가 시행 이후 올해 6월까지 전체 신청 물량은 67.4GW다. 이 가운데 데이터센터가 62.8GW로 93%를 차지했다.

이 가운데 1차 심사에서 '공급가능' 판정을 받은 물량은 39.9GW지만 본심사까지 마친 물량은 7GW에 불과하다. 약 33GW는 1차와 본심사 사이에 머물러 있다. 이 물량을 포함해 상당수가 전력계통영향평가를 면제받을 수 있는 AIDC 특별법을 통해 사업을 추진할 가능성이 있다.

업계 관계자는 “데이터센터 사업은 다양한 이유로 장기간 표류하는 경우가 발생하고 이 과정에서 사업자가 전환되기도 한다”며 “이에 대한 관리 근거가 없다면 향후 자리만 차지한 채 실수요 사업자의 진입을 막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강화된 전력계통영향평가 제도가 시행되기 전 수도권에서도 좋은 입지에 선제적으로 부지와 전력을 확보한 후 웃돈을 받고 넘기는 경우가 있었다”면서 “비수도권 역시 수도권 인근 지역을 중심으로 이 같은 비정상적 행위가 발생할 수 있는 만큼 대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최호 기자 snoop@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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