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칼럼]남북 IT교육 인프라 공유

◆정희성 선문대학교 컴퓨터정보과학부 교수 hschung@omega.sunmoon.ac.kr

 

 지난해 7월 24일과 25일 일본 도쿄에서는 우리의 주목을 끌 만한 국제회의가 열렸다. 일본의 경제산업성이 지원하는 자금 2억5000만엔으로 일본과 동남아시아 국가의 16개 대학과 기관이 인터넷을 이용한 ‘e러닝’ 협력사업의 구체적 실천방안을 논의하는 자리였다.

 회의 결과 △IT 관련 공통교재의 개발 △인터넷을 이용한 원격교육 △참여대학간 상호취득 학점 인정 등을 골자로 하는 공동사업 추진 계획이 마련됐다. 이 계획은 일본의 동남아제국에 대한 교육지원 원조의 일환으로 IT교육과 국가간 인터넷 인프라를 이용한 새로운 국제협력사업 형태로 남북 IT 교류협력사업에 있어서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남북 IT협력과 교류사업에서 구체적이며 조기실천 가능한 방안을 찾는다면 어떤 것이 있을까. 남북 IT협력을 위한 교류의 단계적 방안으로 몇 가지를 제안한다.

 첫째, 남과 북의 IT 관련 학과 사이에 상호공유할 수 있는 교재의 공동개발과 인터넷을 이용한 ‘e러닝’ 프로그램의 개발이다. 이것은 소규모의 실험적 시도로 실시할 수 있을 것이며 점진적인 확대로서 IT 관련 남북공용 교육 방법의 효율적 개발, 공통커리큘럼과 교재에 의한 공유지식의 증대, 남북 IT 공동연구·개발 과제 개발 등 남북 IT교육 인프라를 조기접목함으로써 납득할 만한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둘째, 남북 대학간 개별적 교류 프로그램을 추진하는 일이다. 이 프로그램은 남과 북의 대학이 일대일 인적·물적 협력을 위한 민간교류 방안으로서 추진 가능할 것이며 지방대학 육성 프로그램과 연계할 수도 있을 것이다. 예를 들면, 북의 IT 관련 학생·교수의 연수와 방문연구를 전국의 150여개 대학이 한 해에 5명씩만 초청해 보유 인프라를 개방한다면 1년에 750여명, 10년에 7500여명의 북한 IT인재 육성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셋째, 북의 IT 관련 대학에서 필요로 하는 남의 ‘교수지원단’를 구성하는 프로그램도 유용할 것이다. 우리의 우수교육 인력의 인프라를 북의 IT교육에 접목하는 프로그램으로서 효율적 지원방안이라 할 수 있다. 매년 연구년을 활용하고 있는 전국 대학 교수들의 자원봉사 프로그램으로 실현 가능할 것이다. 물론 북의 우수한 인재를 우리 대학에서 활용하는 방안도 가능할 것이다.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 하듯 우리의 입장에서는 실현 용이한 제안이라도 문제는 북이 우리와의 IT협력·교류를 얼마나 절실한 문제로 인식하고 있느냐에 달렸다.

 분명히 IT 관련 산업이 북의 경제발전에 필수적인 것임에도 불구하고 IT산업의 육성전략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거나 IT를 ‘자력갱생’의 틀 속에만 가두려 한다면 또 우리의 제안을 남의 희망사항으로 치부해 버린다면 상호보완적인 IT 남북교류협력의 길은 더욱 멀어질 수밖에 없다.

 주지하는 바와 같이 정보기술 동향의 파악과 예측은 기술경쟁력과 시장 선점력에 맞물려 있다. 시의적절한 지식과 정보의 상호교환, 기술인력 개발에 필요한 교육 인프라의 공용, 필요충분한 실험기자재의 제공 등이 남북 IT 협력교류에서 뺄 수 없는 요소들이다.

 북이 IT를 기반으로 하는 새로운 산업기술의 보유를 원한다면 미국과의 관계 개선을 도모해야 한다. 이것이 북의 IT 발전을 위해 지극히 중요한 함수임을 부정하는 IT전문가는 없을 것이다. 가령 개성공단에 세계적 PC 조립공장을 유치하고자 한다면, 경쟁력있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해 세계시장 진출을 원한다면 IT의 핵심기술 보유국이며 대형시장을 가진 미국과의 관계 개선은 반드시 필요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