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기업 유치와 관련한 대전시의 늑장 대응이 연일 도마에 오르고 있다. 충북도와 경북, 전남 등 인근 지자체들이 파격적인 지원 조건을 내걸고 기업 유치에 발벗고 나선 동안 나홀로 뒷짐만 진 채 안일하게 대응하다 당한 꼴이기 때문이다.
사실 대덕밸리 벤처기업들의 ‘탈 대덕 현상’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이미 1∼2년 전부터 지역의 유망 벤처기업들이 시장이 몰려 있는 수도권으로 마케팅 전개를 위해 둥지를 움직이는 사례가 수 차례 있었다. 그 때마다 시에서는 “기업들이 더 나은 비지니스를 위해 움직이는데 어쩔 수가 없지 않느냐”며 뾰족한 방법이 없다고 고개를 저었었다. 하지만 이제는 상황이 달라졌다. 바이오 벤처들이 이전을 고려하고 있는 지역이 과거처럼 수도권이 아니라는 데 문제가 있다.
기업들이 타 도시로 옮기기 위해서는 막대한 이전 비용 외에도 시간이 필요하다. 더욱이 벤처의 요람으로 불리는 대덕밸리를 떠나 수도권이 아닌 타 지역으로 옮길 경우 이미지 측면에서도 타격이 클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업체들이 옮기려는 이유는 단 한가지다. 타시도에서 특별한 혜택을 적극 제시해오고 있기 때문이다.
심지어 모 지자체 단체장은 고속도로에서 차가 막혀 약속시간에 늦을 뻔한 대덕밸리 벤처 사장을 위해 헬기까지 동원, 그를 감격케 했다는 후문이다.
모 사장은 “회사를 창업해 수년이 지난 현재까지 대전시로부터는 별다른 혜택을 받지 못했다”며 “이런 상황에서 기업적인 마인드로 중무장한 타 지자체의 러브콜을 받고 마음이 흔들리지 않을 수 없다”고 대전시의 무사안일한 태도를 지적했다.
최근에는 바이오벤처 뿐만이 아닌 대덕밸리에서도 가장 잘 나가기로 유명한 IT 업체가 기업 이전을 심각하게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자칫 ‘대덕밸리의 공동화’가 현실로 나타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마저 제기되고 있다.
대전시의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이 아닌 진정으로 기업들을 위한 적극적인 지원 정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대전=신선미기자 smshi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