쪼그라드는 `코스닥`

장외기업도 등록 외면... 주도柱 부재 심각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2000년말과 현재 코스닥 시가총액 상위 10사

 

‘포스트 코스닥 대표주는 어디인가’

KTF가 거래소로 이전했고 옥션이 자진 등록폐지를 준비하는 등 코스닥의 ‘대표주 부재’가 심각한 수준에 이르고 있다. 또 이같은 대표주 이탈 문제는 증권·선물 시장 통합과 맞물려 자기 위상을 확보해야 하는 코스닥 측에 적잖은 부담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NHN vs 하나로텔레콤= 일단 옥션이 코스닥을 떠날 경우 ‘코스닥의 얼굴’은 NHN과 하나로텔레콤의 경합이 될 전망이다. 지난 17일 현재 NHN과 하나로텔레콤의 시가총액은 각각 1조5940억원과 1조4670억원이다. 이들의 코스닥에서의 비중은 각각 5.16%, 4.74%에 달한다. 지난 연말까지는 하나로텔레콤이 우위에 있었지만 올 초부터는 꾸준히 NHN이 앞서고 있는 상황이다. LG텔레콤이 시가총액 1조50억원으로 뒤를 잇고 있고 현재 시가총액 순위 5위인 다음(5000억원)부터는 시가총액 격차가 좀 벌어져 있다.

이후 코스닥 시가총액 6, 7위권부터 20위권까지는 순위가 매일 급변하는 ‘춘추전국시대’양상을 띠고 있다.

코스닥증권시장 관계자는 “시가총액 차이가 크지 않은 중견 기업들의 경우 단기 업황이나 하루하루의 주가 등락에 따라 따라 시가총액 순위가 자주 변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대표주 부재의 파급= 현재 코스닥 시가총액 1위인 NHN의 시가총액 규모는 거래소시장에서는 42위권 정도에 머무는 수준이다. 코스닥 시가총액 1위였던 KTF 역시 거래소 시가총액 순위가 25위에 그치고 있다. 코스닥시장이 증권거래소와 양립하는 것이 아니라, 중소형 종목들의 거래시장으로 위축되고 있음을 시사하는 부분이다.

A 증권사 관계자는 “시장의 안전판이 돼야할 어느 정도 규모를 갖춘 우량기업들이 많지 않다는 것은 코스닥에 기관·외국인 투자자의 유인을 어렵게 하는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장외 우량 IT기업들이 코스닥 등록보다 거래소 상장을 선호하고 있는 것도 문제다. 올해 최대 IPO 기업으로 꼽히는 LG필립스LCD는 시장 규모를 고려 코스닥이 아닌 거래소시장을 통해 상장했다. 무선인터넷 대표기업으로 꼽히는 텔코웨어도 거래소시장을 선택했다.

◇대표주 변천사= 코스닥 시가총액 상위사들은 급변하는 IT환경 변화만큼이나 많은 변화를 겪어왔다.

지난 2000년 말 기준 코스닥의 시가총액 상위 10사 가운데 현재까지 10위권에 머물고 있는 기업은 하나로텔레콤과 다음커뮤니케이션 단 두 곳뿐이다. 한통엠닷컴은 KTF와 합병 이후 거래소로 이전했고 새롬기술·한글과컴퓨터·로커스 등은 실적 부진·주가 하락 속에 순위가 밀려났다.

지난해 말과 비교해도 KTF와 웹젠, 국순당 3곳은 10위권에서 자취를 감췄고 LG마이크론과 파라다이스, 유일전자가 새로 코스닥의 우량주 대열에 이름을 올렸다.

우량기업의 이탈은 코스닥의 가장 큰 고민 가운데 하나다. 이미 시가총액 상위사였던 엔씨소프트, 강원랜드, SBS, 중소기업은행 등이 거래소로 이전했고 상장 요건을 갖춘 기업들의 추가 이탈 가능성도 남아있기 때문이다.

김승규기자@전자신문, se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