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세계 1위 국가로 발돋움하자

최근 삼성전자, LG전자 등 국내 IT업체들이 세계 시장에서 맹위를 떨치고 있다는 기사를 자주 접하게 된다. 지금까지 국내 많은 IT 기업의 크고 작은 땀방울들이 이제 그 결실을 보는 것 같아 반갑다.하지만 우리에게 펼쳐진 2005년 벽두에 그리 여유로운 마음만 가질 수는 없을 것 같다. 이제 우리 모두가 다시 뛰어야 할 출발선에 서 있는 것이다.

 2004년을 마무리하고 2005년을 맞이하면서 세계 시장에서 IT 및 반도체 시장의 새로운 강자로 나타난 중국의 추격을 뿌리치고 전세계 시장으로 도약해야 한다. 최근 중국은 IT 및 반도체 분야에서 커다란 성과를 내며 신흥 대국으로 들어서고 있다. 상하이를 중심으로 80여 개의 반도체 설계업체가 세계 시장으로 나서고 있으며 7개의 웨이퍼 공장, 30여개의 소재·장비 업체와 함께 30여개의 반도체 조립·테스트 업체가 세계적인 규모의 반도체 국가로 성장하고 있다.

 국내 비메모리 반도체 개발 업체들이 휴대폰을 중심으로 집중돼 있는 것에 반해 중국의 반도체 업계는 휴대폰, PC, 디지털 가전 등의 다양한 칩으로 세분화돼 있다.

 중국 내에서 이처럼 많은 반도체 개발업체가 생겨나고 커 나가고 있는 데에는 중국 정부의 노력이 크다. 중국 정부는 반도체 산업에 각별한 전략적 의미를 부여하고 이를 적극 육성하고 있으며, 작년 14%인 반도체 자급률을 새해 30% 수준으로 높인다는 목표 아래 중국 내 반도체 업체들의 성장을 돕고 있다.

 중국 정부가 반도체 업체들을 지원하는 방식은 자금 지원을 포함해 증시 상장 혜택, 공장 부지·전기·용수 등의 인프라 지원 등 실로 광범위하다. 중국 정부의 지원으로 중국 반도체 업계가 이렇게 커나가고 있지만 중국의 반도체 산업은 아직까지 기술 경쟁력면에서 높은 수준은 아니다. 기술 인력의 빈번한 이동으로 기술 축적이 어려우며, 설계 및 공정의 수준이 우리나라와 일본에 비해 아직은 열세다.

 하지만 중국의 기술적인 열세는 미국, 대만 등의 중국 기술 인력이 본격적으로 입국하게 되면 크게 해소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어 우리나라 및 일본 등 주변 국가에 큰 위협으로 작용할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향후 우리나라의 반도체 산업이 세계 1위로 발돋움하기 위해 무엇이 필요할까.

 우선 중국의 반도체 대국화를 인정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단순히 ‘중국은 아직 멀었다’는 생각이나 ‘우리가 언제까지나 중국보다 우수하다’는 자세는 위험하다. 이러한 생각보다는 오히려 중국의 특성 및 사업 여건을 감안해 철저한 현지화 전략을 구사하는 게 좋다. 중국 현지 우수 인력을 확보하고 효율적으로 활용해야 하며, 중국 현지 연구센터 및 판매 법인의 신설도 국내 반도체 산업의 육성을 위해 필요한 방법 중 하나다.

 하지만 무조건적인 현지화 전략은 급속한 기술 유출의 문제를 가져올 수 있다. 이를 위해 기술 이전의 수위를 조절해 나가는 노력이 필요하다. 주요 기술 및 국내 업체가 주도권을 확보해야 할 부분에선 명확히 주도권을 가지고 나가야 하며, 한국 내에서는 서비스 및 생산관리 분야 등의 기술적 차별화를 꾀하는 등 중국과의 기술 격차를 유지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이와 함께 최근 산업 질서 재편에 맞춰 신사업의 발굴이 적극 이뤄져야 한다. 최근 화두로 떠오르고 있는 것은 휴대폰의 멀티미디어화다. 휴대폰 하나로 모든 것을 가능하게 하는 방향으로 모든 기술이 집중되고 있으며 우리나라가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이때 우리는 미래 세계시장을 예측해 또 다른 미래 사업을 준비해 나가야 한다. 지금까지 남들이 해보지 않았던 것, 지금까지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것들이 또 다른 미래의 산업 질서를 구축할 것이다.

 이와 함께 우리만의 역량을 십분 발휘할 필요가 있다. 우리에겐 특유의 집중력과 순발력이 있다. 이러한 집중력과 순발력은 다른 나라보다 더욱 빠른 기술의 발전을 가능하게 했고 세계 IT 강국의 자리에 우리나라를 올려 놓았다.

 최근 정부가 발표한 ‘제2 벤처 붐’ 정책은 집중력과 순발력을 살리는 계기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제2 벤처 붐’ 정책을 적절히 접목하고 활용한다면 정부와 업계의 적극적인 노력과 개발로 새로운 시너지를 창출해 ‘세계 최고의 IT 강국’이라는 우리의 이름은 빛을 발할 수 있을 것이다.

 작년 한 해처럼 2005년, 2006년도 국내 IT업체 및 반도체 업체들이 고속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는 소식을 많이 접할 수 있는 한 해가 되기를 바란다.

◆이성민 엠텍비젼 사장 michael@mtekvisio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