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DA 시장, 우리가 지킨다.”
싸이버뱅크(대표 조영선)는 독자적인 기술력으로 휴대형 정보 단말기(PDA) 분야의 ‘자존심’을 지키고 있는 전문 업체다. 산업용 제품에서 군사용 등 특수 용도의 PDA, 차세대 PC의 하나로 꼽히는 PDA폰까지 PDA에 관련된 모든 제품을 취급하고 있다.
99년 회사 설립 이후 지금까지 우직하게 ‘PDA’ 한 우물만 고집해 국내 PDA 역사의 ‘산 증인’이라고 불릴 정도로 기술력과 브랜드를 인정받고 있다. 삼성과 LG전자 등 대기업은 물론 MP3플레이어로 유명한 레인콤 등 국내에서 알 만한 연구소의 기술인력 가운데 한두 명은 이곳 출신일 정도로 ‘맨 파워’ 하나로 똘똘 뭉쳐져 있다.
업계에서는 싸이버뱅크를 PDA 분야 ‘기술 인력 사관학교’로 부르고 있다. 지금도 160여명의 직원 중 100여명이 연구 인력으로 포진해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도 기술력을 인정해 삼성과 LG전자와 함께 중소기업으로는 유일하게 싸이버뱅크를 모바일 윈도 단말기 분야 개발 파트너로 인정했다.
싸이버뱅크는 지난 2000년 PDA로 무선 인터넷이 가능한 복합 단말기 ‘PC이폰’을 개발하면서 PDA 시장에 뛰어들었다. PC이폰은 정보통신부 주관 멀티미디어 기술대상에서 국무총리상을 받았고 같은 해 컴덱스 2000에 참가, ‘주목 받는 신상품’으로 선정된 데 이어 모바일 부문의 ‘최고 컴덱스 상품(Best of COMDEX)’에까지 올랐다.
2001년 CES 전시회에서도 10대 제품에 오르는 기염을 발휘했다. 조영선 사장은 “당시는 인터넷이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시점이었다”며 “언제 어디서나 인터넷을 이용하는 무선 인터넷 시대가 도래할 것을 예감해 2년 동안의 기간을 거쳐 개발에 성공했다”고 말했다. 이어 2002년 국내 PDA 시장 점유율 1위로 올라선 이후 지난해 7만대, 매출 500억원을 달성하며 시장 점유율 30%로 수위를 달리고 있다.
이 회사의 주력 모델은 작고 얇은 사이즈의 스마트폰 ‘포즈(POZ)’ 시리즈. 포즈 시리즈는 KT/KTF 네스팟 스윙폰 ‘포즈 X301’과 GPS 내비게이션이 내장된 SK텔레콤용 ‘포즈 X310’ 브랜드로 HP와 함께 치열한 시장 경쟁을 벌이고 있다.
산업용 PDA 분야에서도 탄탄한 제품 라인업을 가지고 있다.
바코드 스캐너와 카메라를 내장하고 방수·방진 등 내구성을 강화해 물류·택배·공장 관리 등 산업 현장에서 사용되는 산업용 단말기(Rugged PDA) ‘트리톤’을 개발, 우정국·관세청·한전 등 공공 부문과 LG전자·하이마트·풀무원·현대중공업 등에 공급했다. 또 GPS를 내장해 위치 확인이 가능한 특수 PDA를 개발해 군 납품을 앞두고 있다.
올 1분기 내에 방송과 통신이 융합되는 추세를 겨냥해 PDA에 커뮤니케이션·위성 DMB 기능까지 지원하는 스마트폰을 출시하고 PDA의 새로운 지평을 열 계획이다.
해외 시장 공략에도 포문을 연다. 해외는 그동안 일부 제품이 일본·호주 등에 진출했으나 수출 비중은 작았다. 올해부터는 중국·브라질 시장에도 적극 진출, 해외에서만 2500만달러를 거둬 들일 계획이다. 이는 전년에 비해 무려 10배 가까이 성장한 수치다. 조영선 사장은 “시장을 이끄는 빠른 신제품 개발 능력으로 PDA 시장을 선도해 나갈 계획”이라며 “올해는 제2 도약의 해가 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강병준기자@전자신문, bjkang@etnews.co.kr
*이끄는 사람들
싸이버뱅크를 이끄는 총사령관 조영선 사장(44)은 열정을 가진 사람이다. 남들은 ‘아집’이라고 이야기하지만 그는 이를 ‘신념’으로 이해하는 사람이다. 남이 가지 않는 길을 택했고 가시밭길일지라도 여전히 자신의 길이 옳다고 믿고 있다. 수많은 PDA업체가 사라졌지만 딴데 눈 돌리지 않고 PDA 한 분야만을 고집한 것도 이 때문이다. 느리게 가지만 언젠가는 빛을 볼 것이라는 강한 확신을 가지고 있다.
오죽했으면 정문술 전 미래산업 회장은 그를 일컬어 “꿈을 꾸는 사람이고 그 꿈을 전염시키며 강렬한 열정을 나누는 사람”이라고 평할 정도다.
조 사장은 대우정밀을 시작으로 벤처기업을 거쳐 금호그룹 계열의 KD통신을 설립하고 99년 8월 싸이버뱅크의 간판을 달았다.
제품 개발에서 디자인·마케팅 전략까지 PDA와 관련해선 어느 한 분야에서도 빠지지 않을 정도로 풍부한 실무 경험이 있다. 2000년 첫 제품을 내놓은 이후 6개월마다 새로운 컨셉트의 제품이 나올 수 있었던 데는 이런 열정과 경험이 한몫 했다.
‘PDA 강국 코리아’를 모토로 조 사장은 지금도 사장실보다는 연구소와 현장을 뛰어다니며 ‘싸이버뱅크의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
영업과 마케팅을 총괄하는 박동일 부사장(46)은 튼튼한 네트워크와 순발력으로 조 사장의 빈 자리를 채우고 있다. 지난 2000년 6월 SK텔레콤에서 합류해 조 사장과는 서로 눈빛만 보고도 의사 결정을 할 수 있는 사실상 창업 동지다.
출범 당시 조 사장과 함께 회사의 기틀을 만들었으며 미래의 싸이버뱅크를 만드는 데 주축을 담당하고 있다. SKT 마케팅과 법인기획팀장을 거치면서 다진 산업에 대한 경험과 폭 넓은 인맥을 활용해 국내 영업을 이끌어 왔으며 최근 품질 보증 부문 강화를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마케팅 분야에서 박 부사장과 호흡을 맞추고 있는 인물이 황성룡 상무(39)다. 전기공학과 출신으로 삼성전자에서 개발 엔지니어로 출발해 영업에 뛰어든 독특한 전력을 가지고 있다. 기술 영업의 진수를 보여주고 있는 황 상무는 오히려 영업맨으로 변신해 엔지니어 당시보다 더욱 빛을 발하고 있다. 해박한 IT 지식을 강점으로 솔루션 영업에서 탁월한 성과를 거둔 싸이버뱅크의 숨은 병기다.
사업 기획을 맡고 있는 주상균 이사(39)는 올해 누구보다도 어깨가 무겁다. 기업 업무와 함께 해외 시장을 책임지고 있기 때문. 대우자동차에서 사업 기획을 담당하다가 2002년 합류했으며 탁월한 기획력과 오랜 유럽 지역 주재원 경험을 바탕으로 상품 기획과 해외사업 등 신사업의 밑그림을 제공하고 있다.
기술 개발 분야에서는 김해석 이사(41)를 빼놓을 수 없다. 삼성전자에서 복합 단말기 개발을 진행한 CDMA 전문 엔지니어로 회사 CTO로 재직중이다. 국내에서 휴대폰과 PDA가 통합된 복합 단말기 분야에서 가장 오랜 개발 경험을 가진 엔지니어의 한 사람으로서 국내는 물론 브라질·호주·중국 등 각 지역에 맞는 단말기 개발에 앞장서고 있다.
이 밖에도 재무(CFO) 쪽을 맡고 있는 정현수 상무와 안팎의 살림을 챙기는 이승현 이사 등이 포진해 있는 등 중소기업이지만 대기업 못지않은 탄탄한 경영 인력을 자랑한다.
강병준기자@전자신문, bjka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