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1주일에 한 번씩은 강남역에 나가 젊은 사람들을 관찰한다. 묘한 취미다. 디자인과 트렌드에 민감한 휴대폰업계에 종사하는 그에게 이것은 취미라기보다는 일의 연장이다. 사람들, 특히 유행에 민감한 젊은 사람들의 취향을 읽어내려는 나름의 시장조사방법인 셈이다.
그가 휴대폰 케이스업체인 피앤텔의 경영총괄고문 자리에 앉은 것은 이제 1년이 채 안 됐다. 2년 전 중견 휴대폰업체인 맥슨텔레콤의 대표이사였던 그가 휴대폰 부품업계에 뛰어든 것은 지난 해 3월이다. 그래도 김현 고문이 경영총괄이 된 후 피앤텔은 무척 바빴다. 새로운 사업을 시작하랴, 공장도 증축하랴. 우리나라 휴대폰이 반석에 오르기 위해서는 국내 부품이 든든할 정도로 빠르게 발전해야 한다는 것이다.
“늦으면 때를 놓친다.”
삼성전자가 올해 휴대폰 생산 목표 1억대를 공표하자마자 그는 신규공장증축계획 발표를 서둘렀다. 그 정도로 발빠르게 공급처의 움직임에 대응하고 있다.
휴대폰업체를 책임졌던 김현 고문이 피앤텔의 경영총괄을 맡게 된 것은 휴대폰업계와 부품업계 간 가교역할을 하기 위함이기도 하지만 미래 사업에 대한 강력한 추진력도 한몫한 것으로 보인다.
갑자기 그는 자동차회사에 재직하던 시절을 떠올렸다. 가운데 칸막이가 생긴 리무진이 국내에서 탄생하게 된 것도 똥배짱이라고 할 만큼 대담한 추진력 때문이었다.
엔진열세를 극복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그는 확신했지만 단 한 사람도 지지해 주지 않았다. 일정물량을 반드시 소화할 것이라는 확답 후에야 겨우 시장에 나올 수 있었던 그 모델은 예약 단 하루 만에 1년 동안 팔 물량을 초과해버렸다.
피앤텔에서 김현 고문이 슬라이딩 힌지 사업에 애착을 갖는 것도 그 때문이다. 피앤텔이 새로 시작한 힌지 사업은 후발주자로서 출발하는 것이지만, 그에게는 기존 제품을 능가하는 제품을 만들 확신이 있다.
“조만간 획기적인 제품을 선보일 수 있을 것.”
김현 고문이 무엇보다 자신의 확신을 과감하게 믿을 수 있는 근본은 바로 한 순간도 놓치지 않고 사람을 관찰하고 시장을 꿰뚫어 보려는 노력과 습관이다.
문보경기자@전자신문, okmu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