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포럼]IT부문 오프쇼어링의 득과 실

외주 용역업체를 통해 다른 나라에서 서비스 분야 인력을 고용하는 경영기법을 해외 아웃소싱(offshore outsourcing), 해외 국가 서비스, 오프쇼어링(offshoring)이라고 한다. 즉 IT 기업과 금융기업들이 인도, 중국, 러시아, 필리핀 등의 저임금 아시아 국가로 콜센터, 데이터 처리와 소프트웨어 개발 같은 단순 업무를 이전하는 방식을 말한다.

 기업들은 이 방식을 통해 자국내 기업 규제를 피하는 동시에 값싼 임금을 찾아 기업의 경쟁력을 높이려고 한다. 그러나 오프쇼어링은 찬반 양론으로 나누어져 팽팽히 대립하고 있는 실정이다. 찬성론자들은 오프쇼어링을 각종 통신수단의 발달로 인한 세계화의 진전에 따라 자연스럽게 발생하는 현상으로 본다. 이들은 국내의 IT인력에 대한 고임금 구조는 소비자들에게 비용을 전가하는 결과를 가져온다고 주장하면서 IT 해외 이전으로 절감한 경비를 다시 기술개발에 투자해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또한 이것에 찬성하는 관련 학자들은 오프쇼어링을 도입하면 노동비용이 낮아지고 기업의 생산성은 높아진다고 보고 있다. 기업의 생산성이 높아지면 경쟁력은 강화되고 이는 결국 국민의 소득증가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20세기 동안 세계화가 진행되면서 나라 간 빈부격차는 커졌지만 실질 소득이 감소한 나라는 없다는 것이 그들의 주장이다.

 그러나 오프쇼어링 시행과정에서 다양한 문제점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예를 들어 아웃소싱으로 성공한 대표적인 업체인 델이 인도에 콜센터를 설립해서 비용절감 효과는 달성했지만 미국 콜센터의 기술력이 인도로 제대로 이전되지 않아서 결국 콜센터를 폐지한 사례에서 알 수 있듯이, 오프쇼어링이 장점만 있다고 볼 수 없는 것이다. 오프쇼어링은 일자리들이 인도, 중국 등 저임금 국가로 빠져나가는 현상을 심화시켜 실업률을 높이고 기술 경쟁력을 약화시킨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법적인 보호장치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후진국에서의 지적재산권 침해, 국가 간 정보교환의 증가에 따른 개인정보 유출의 문제점과 향후 고부가가치 직종의 해외 이전으로 인한 기술경쟁력 상실의 가능성 등을 이유로 내세우고 있다. 즉 오프쇼어링 반대론자들은 과거에는 저부가가치, 저임금 사무직이나 생산직 일자리가 해외로 이전된 반면 2000년대에는 소프트웨어 개발자, 프로젝트 매니저 등 고급 사무직 일자리가 자국 밖으로 빠져나가고 있다고 주장한다. 시장조사업체인 포레스터 리서치는 2000년대 들어 미국에서만 약 40만∼50만개의 IT 일자리가 해외로 이전됐으며 2015년까지 미국에서 350만개에 달하는 일자리가 아웃소싱을 통해 해외로 빠져나갈 것이라는 보고서를 내놓았다.

 오프쇼어링에 대한 문제는 일부 선진국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어서 우리나라도 한번쯤 심각하게 고민할 필요가 있다. 현재 우리나라도 노동비용이 높아짐에 따라 많은 기업이 중국, 필리핀으로 오프쇼어링을 하고 있다. 이들 나라는 지리적으로 가깝다는 장점이 있지만 언어와 문화적 차이가 다르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북미자유무역협정이 체결돼 있는 국가 간의 오프쇼어링은 지리적 근접성 외에도 언어와 문화가 고객사와 공통점이 많다는 장점이 있지만 아시아 지역은 문화적 동질성도 떨어질 뿐만 아니라 언어도 다르기 때문에 북미 유럽권에 비해 상대적으로 오프쇼어링에 불리한 처지에 놓여 있다.

 그러나 일자리의 해외 이전이 기업경쟁력을 위해서 불가피한 선택이라면 이런 문제를 극복하는 방안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즉, 아웃소싱을 통한 비용절감과 자국 내의 IT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혁신을 위한 기초 연구개발과 인프라에 대한 투자, 실직자들에 대한 재교육 프로그램 제공과 교육시스템 정비 등이 선행돼야 한다.

 이와 더불어 기업들이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경영환경을 개선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 대표적인 것이 규제완화, 선진 노사관계 구축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모든 것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노동자, 기업, 정부가 삼위일체가 돼 상생의 길을 도모해야 할 것이다.

<안중호 서울대학교 경영대학 교수 jahn@snu.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