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칼럼]이제 노 대통령이 할 일은

남은 임기를 위한 비전 마련 절실한 시점

25일로 노무현 대통령이 취임한 지 두 돌을 맞는다. 이제 실질적으로 집권 3년차에 접어들게 된다. 대통령 임기 5년을 생각해 볼 때 올해는 그 한가운데에 해당한다. 할 일이 가장 많을 때다. 남은 후반기 임기를 위한 비전 마련도 절실한 시점이다.

 그래서인지 요즘 노 대통령에 대한 평가가 한창이다. 대체적인 평가는 지난해 취임 1주년 때 평가보다는 더 나빠지지 않은 것 같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임기 초반의 치기와 미숙함에서 벗어나 어느 정도 안정감을 찾아가고 있음을 말해주는 것일 수도 있다.

 사실 노무현 시대 2년 동안 무척 시끄러웠다. 여러 가지 일도 많았고 탈도 많았다. 국회의 탄핵소추, 헌번재판소의 행정수도 이전 위헌 결정 등을 들먹이지 않더라도 정치적인 사안이 대부분이다. 정치적으로 파란만장했지만 탈권위주의, 깨끗한 선거 풍토 조성 등 성과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행정혁신 측면에서도 성과가 적지 않다. 대표적인 것이 과학기술부총리제 신설을 통한 IT 관련 행정의 시스템화다. 이런 시스템화는 IT기술 발전에 따른 융·복합화로 끊임없이 벌어지던 부처 간 영역다툼을 잠재우면서 행정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

 그러나 기업이나 국민의 삶과 직접적으로 관련된 경제적 성과는 별로 눈에 띄지 않는다. 취임 초 빈부 격차 해소와 70% 중산층 시대라는 따뜻한 대한민국 건설을 부르짖었지만 오히려 빈부 격차가 커지고, 중산층은 약화됐다.

 ‘동북아 경제중심국가 건설’이라는 거창한 구호도 이제 사라졌다. ‘기업 하기 좋은 나라’ 건설을 내세웠지만 기업인은 발목이나 잡지 말라고 한다. 개혁 드라이브의 부작용인지는 뚜렷하지 않지만 투자마저 위축되면서 경제성장률 7% 달성은 무책임한 공약이 됐다. 지난 2년 동안 수출은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지만 내수는 외환위기 이후 최악의 기록 행진을 했다. 카드 거품의 여파라지만 신용불량자가 361만명에 달하고 청년실업은 7%대에서 개선될 기미마저 보이지 않고 있다.

 이런 결과 때문인지 노 대통령 취임 2년에 대한 인식도 사람마다 상대적이다. “벌써 2년이 지났느냐”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이제 겨우 2년이 지났느냐”고 되묻는 이도 있다. 주관적인 느낌은 자신의 삶, 이해관계와 밀접한 관련이 있을 수밖에 없다.

 이렇게 보면 노 대통령이 앞으로 남은 3년 동안 무엇을 해야 할 것인지가 정해졌다. 기업과 국민이 피부로 느낄 수 있도록 경제를 활성화해야 한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가 얼마 전 ‘경제 개혁을 위한 노 대통령의 마지막 기회’라는 제목의 사설을 통해 “노 대통령의 가장 큰 과제는 경제 개혁이며 지금이라도 경제 활성화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지적한 것은 그냥 흘려버릴 일이 아니다.

 이런 외국 언론의 지적이 아니더라도 65세 이상 인구가 총 인구의 14%를 넘는 고령화 사회가 되는 2019년 이전에 선진 경제로 도약하지 않으면 한국 경제는 정체될 수밖에 없다. 한국 경제에 남은 시간은 불과 15년 남짓이다. 노 대통령의 남은 임기는 3년이지만 실질적으로 일을 할 수 있는 시기는 올해와 내년 2년간이다.

 노 대통령이 취임 2주년을 맞는 25일 여의도 국회의사당에서 남은 임기 3년간의 국정과제와 국정운영 기조를 밝힌다. 지난 신년 기자회견에서 모두 발언의 95% 이상을 경제에 할애했는데 이번에 또 ‘경제 올인’ 분위기로 갈지 관심거리다.

 경제는 ‘심리가 절반’이라는 말이 있다. 신벤처 정책을 단초로 조금씩 살아나고 있는 경제 회복 불씨를 계속 지펴야 한다. 그리고 엊그제 노 대통령이 국무회의에서 중소기업 육성정책의 성과와 관련해 강조한 말을 스스로 되새겨 볼 필요가 있다. “노력했지만 성공했다고 말할 수 없고 노력만 하고 달라진 것이 없다면 정책 담당자로서 무엇이 문제인지 근본적인 질문을 다시 해보고 필요하면 발상의 전환도 해야 한다.”

 <윤원창 수석논설위원 wcyoo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