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CR 뉴포트리스 도록태씨

“사진은 시간을 담는 도구입니다. 그 매력에 한번 빠지면 다시는 헤어나오기 어렵죠.”

CCR 뉴포트리스 개발팀 도록태(23)씨의 말이다. 그는 사내에서 아마추어 사진 작가로 유명하며 전문가 수준의 작품만 선별해 공개하는 레이소다 사이트(www.raysoda.com)의 정식 회원이기도 하다.

참고로, 레이소다는 회원제로 운영되는데 회원 등록조차 기존 정식 회원들의 추천에 의해서만 가능하기 때문에 여기 몸 담고 있는 자체가 대단한 것이다. 이곳에서 도록태씨는 cookis라는 아이디로 자신의 개별 사이트(raysoda.comcookis)까지 가지고 있으니 자타가 공인하는 준프로 사진가인 셈이다.

“업무 스트레스도 풀고 여자 친구도 좋아해 1석 2조입니다. 특히 여자 친구는 처음에 카메라를 피하곤 했는데 이젠 모델처럼 자연스럽게 포즈를 취해요.”

도씨는 말이 적다. 하나를 물어봐도 조용히 짧게 대답할 뿐이다. 대신 그는 사진으로 말한다. 그의 말에 따르면 온 사방이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장소와 상황이라고 한다. 회사에서 창문을 가만히 보고 있으면 자신이 투명하게 비춰지는데 그와 동시에 창밖 서울 풍경이 겹쳐져 있는 것을 발견한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모자라다. 어떤 감성이 피어오르는 순간, 셔터를 누른다. 그리고 셔터를 누르는 순간은 오랜 경험과 노력에 의해서만 잡을 수 있다고 말했다.

# CCR과 맺은 인연이 계기

지난 2000년 그는 CCR에 첫발을 디디며 사회 생활을 시작했다. 고등학교 시절 전국 각지에서 모인 프로그래머들이 하나의 모임을 만들었는데 그곳에서 만난 CCR 관계자가 그를 이끌었다. 그 인연으로 대구에서 살던 도씨는 고등학교를 졸업하자 서울에 올라와 곧바로 개발자 생활을 시작한 것이다.

도씨는 사진에 취미를 붙인 일도 오래되지 않았다고 했다. 그는 원래 얼리 어답터(early adopter)였다. 디지털 제품이 출시되면 가장 먼저 구입해 평가를 내린 뒤 주위에 제품의 정보를 알려주는 소비자가 바로 그였다.

“회사 생활을 하면 돈이 생기잖아요. 특별히 사용할 곳도 없고 디지털 제품에 워낙 관심이 많아 발매되면 곧바로 구입해 사용하곤 했어요. 그러다 디지털 카메라를 접하게 됐는데 그것이 제 인생을 바꿔 놓았지요.”

3년 전부터 디지털 카메라를 접하기 시작해 지금까지 총 3대의 카메라를 만져봤다. 초창기에는 디지털 카메라도 다른 전자 제품과 똑같은 취급을 당했으나 점차 사진에 대한 매력을 느끼면서 취미가 변했다. 월급을 쪼개 다양한 디지털 기기를 구입하던 것을 중단하고 오로지 카메라로만 집중했다. 현재 도씨가 갖추고 있는 장비의 총합은 무려 750만원이나 한다. 왠만한 중고차 한대 값이다. 카메라가 왜 그렇게 비싸냐 싶겠지만 이는 당연한 것이다. 도씨는 전문가용 카메라인 DSLR 중에서도 최상위 기종을 소지하고 있고 별도 판매되는 고급 렌즈를 3개나 가지고 있다.

# 이상한 사람 취급 당하기도

사진에 매료된 도씨는 항상 카메라를 갖고 다니며 틈만 나면 렌즈를 들이댔다. 한달에 찍는 사진이 약 3000장이라고 하니 하루에 백장 가량 찍는 셈이다. 36통 필름을 다 사용하기도 벅찬 일반인들에 비하면 엄청난 양이 아닐 수 없다. 도씨는 사진 찍는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아 회사 내부에서도 곧잘 장비를 꺼낸다.

처음에는 직원들이 이상하게 쳐다봤단다. 혼자 심각한 표정으로 창문을 바라보거나 옥상에서 몇 시간동안 홀로 지내는 시간이 점차 많아지면서 ‘미쳤다’라는 말까지 나왔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도씨의 취미가 알려져 오해가 풀렸고 지금은 CCR 각종 공식 행사나 이벤트에서 정중하게 모시는 사진사다. 그의 사진을 본 많은 직원들이 개인적인 부탁을 해오지만 어느 하나 거절하지 않고 친절하게 찍어준다.

“제가 잘 찍는게 아니고 단지 카메라가 비싸보여서 부탁하는 것 같아요.”

도씨는 자신의 인기를 장비탓으로 돌리며 겸손하게 말했다. 하지만 도씨의 맹활약으로 사내에서 디카 바람이 불어 많은 직원들이 디지털 카메라를 구입했다. 작은 크기의 제품도 있지만 전문가용 수준으로 장비를 갖춘 직원도 여러 명이다.

“앞으로 계속 IT 업계에서 지낼 생각입니다. 물로 사진도 찍고요. 생활이 바빠 요즘 게을러졌는데 앞으로 좋은 사진으로 절 대변하겠습니다.”

<김성진기자 @전자신문,harang@ 사진=한윤진기자@전자신문, pit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