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도 채 안된 제도 또 바꾸나"

국무조정실 규제개혁기획단이 2일 발표한 전자상거래 관련 각종 규제 개혁안에 대해 관련업계의 반발이 만만치 않다.

 업계는 △지정된 정보보호 안전진단기관 의무이용 폐지 △공인 전자인증제도 개선 △모바일 뱅킹 관련 절차 간소화 등을 골자로 한 개혁안에 대해 “기존 정책의 연속성을 깨뜨린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특히 전자상거래업자가 자율적으로 안전진단을 하는 ‘지정된 정보보호 안전진단기관 이용의무 폐지’와 공인인증기관 가격 자율화를 골자로 하는 ‘공인 전자인증제도 개선’ 내용이 폭풍의 핵으로 떠올랐다.

 ◇지정된 정보보호 안전진단기관 의무이용 폐지=관련 업계는 이번 개혁안이 전자상거래 관련 각종 규제를 개선한다는 명목을 내세우고 있지만 오히려 안전한 전자상거래 인프라 구축에 역행하는 내용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특히 제도가 시행된 지 1년도 채 안 됐는데 제도가 바뀌게 돼 관련 업계의 혼란을 가중시킨다는 지적도 나왔다.

 지난해 7월 말 시작된 이 제도는 매출액 100억원 이상이거나 전년도 말 기준 3개월간 하루 평균 이용자가 100만명 이상인 전자상거래 사업자를 대상으로 하고 있다. 여기에는 매년 정보보호컨설팅 전문업체로부터 의무적으로 안전진단을 받도록 하는 내용이 들어 있다.

 하지만 이번 개선안에 따르면 전자상거래업자들은 정보보호컨설팅 전문업체가 아니더라도 자율적으로 안전진단을 받고 정보통신부 장관에게 그 결과를 제출할 수 있게 됐다.

 이에 대해 한 정보보호컨설팅 전문업체 고위 관계자는 “민간 부담을 완화한다는 명목으로 안전한 전자상거래 인프라 조성 정책에 혼란을 주고 있다”며 “국가가 지정한 정보보호컨설팅 전문업체가 아닌 어떤 기업이 안전진단을 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공인 전자인증제도 개선=온라인 거래 기반 조성을 목적으로 제시된 공인인증기관 지정제도 개선과 이용요금 신고 삭제 안은 공인인증 시장 자체를 이해하지 못한 내용으로 지적되고 있다. 비영리기관인 금융결제원이 시장의 70%를 장악하고 있는 상황에서 공인인증 역무의 이용요금 신고를 삭제하면 사실상 유료 시장 형성을 기대할 수 없다는 게 업계의 의견이다.

 또한 금결원을 제외하고 누적 적자에 허덕이고 있는 공인인증 시장을 사실상의 허가제에서 필요하면 등록제로 전환한다는 내용은 실효성이 없다는 분석이다.

 한국정보인증 고위 관계자는 “독점 기관이 있는 상황에서 이용요금 신고 삭제는 공인인증서 유료화 시장을 망가뜨리게 될 것”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어떤 사업자가 새로 공인인증기관이 되려 할지 의문”이라고 강력히 반발했다.

 ◇모바일 뱅킹은 간편, 개인정보보호 규제 강화=규제개혁기획단은 또 앞으로는 금융거래 실명 확인이 된 고객은 은행이나 카드회사에 나가지 않고도 무선상으로 휴대폰에 은행계좌나 신용카드를 다운받아 사용할 수 있도록 모바일 뱅킹 관련 절차를 개선키로 했다.

 이와 함께 내년 4월 1일부터 통신판매 사업자들은 의무적으로 ‘결제대금 예치제(에스크로제)’를 도입하되 면제 요건을 갖춘 사업자의 경우 적용을 면제해 주기로 했다.

 한편 온라인 이용관계 종료로 개인정보 이용에 대한 동의가 철회된 경우 사업자가 개인정보를 별도 관리하고 상행위에 이용하지 못하도록 하는 등 개인정보보호 관련 규제는 강화했다.

주문정·김인순기자@전자신문, mjjoo·inso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