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노차관과 중견 휴대폰 업계

김원석

요즘 글로벌 휴대폰 시장에서 삼성·LG·팬택 빅3 업체의 활약은 대단하다. 노키아·모토로라 등 글로벌 기업과 어깨를 나란히 할 뿐 아니라 DMB폰, HSDPA폰 등 차세대 정보통신 시장 선점에도 유리한 고지를 점령해 나가고 있다.

 이에 비해 중소 휴대폰 제조사 및 연구개발(R&D)업체들에 드리운 먹구름은 좀처럼 가시지 않고 있다. 봄이 왔지만 중소 휴대폰 업계의 체감온도는 한겨울보다도 낮다.

 중견 휴대폰 기업들이 줄줄이 무너지면서 높아지기 시작한 금융권의 문턱은 낮아질 기미가 안 보인다. 중소 휴대폰 제조사 및 R&D기업을 바라보는 시장의 인식도 개선될 조짐이 보이지 않는다. 게다가 국내 산업계에 불고 있는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상생의 분위기에 역행하는 거래관행도 여전하다.

 단말기를 개발한 뒤 납품하는 R&D업체의 경우 독점적인 단말기 개발계약 요구, 일방적인 용역비 인하 통보 등으로 인해 속앓이를 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중소 휴대폰 업체에 대한 정부의 관심을 확인할 수 있는 자리가 마련돼 눈길을 끌었다. 노준형 정보통신부 차관이 최근 중소 휴대폰 업체들의 애로사항을 청취하기 위해 사장들과 간담회를 가진 것. 지난해 4월 이후 거의 1년여 만의 일이다.

 정부 고위관계자와 마주 앉은 중소업체 경영자들은 기대감에 부푼 듯 이날 기업경영의 애로사항을 중심으로 다양한 의견을 개진했다.

 대다수 중견업체 사장은 “중소기업 및 R&D업체들은 담보 부담으로 국가에서 운영하는 다양한 정책자금을 사용하는 것이 사실상 어렵다”며, 보다 현실적인 지원대책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실제로 R&D 전문기업 대부분은 담보로 제공할 수 있는 토지와 공장을 갖고 있지 않아 정책자금 사용이 ‘그림의 떡’으로 여겨진다. 정부와 현장 경영자들이 한자리에 모여 발전방향을 모색하는 자리는 과거에도 간간이 있었다. 하지만 업계의 애로사항이 대책으로 이어진 적이 별로 없다는 게 업계의 공통된 시각이다. 현장의 분위기를 파악하고 돌아간 정통부가 이번에는 실속 있는 지원책을 마련할지 주목되는 이유다. 정통부가 함흥차사로 비유되지 않기를 ….

김원석기자@전자신문, stone2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