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논단]한국 지식근로자의 미래

우리가 고도 경제성장을 이루는 데 기반이 됐던 제조업 근로자들의 경쟁력은 지난 10여년의 짧은 기간 급속히 하락했다. 이는 결국 제조업 공동화, 중소제조업 몰락, 일자리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 지금 사회 전 영역에서 지식근로자가 지배적 노동력으로 전환되는 상황에서 앞으로 일은 전문화, 전문가들 사이의 협업, 조직화 확산 등의 특징을 갖을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우리 사회는 대부분 스페셜리스트보다는 제너럴리스트로서 성장이 요구되고 이들이 대우를 받아왔다. 그 결과 어느 분야건 스페셜리스트는 부족하고 제너럴리스트는 넘쳐나는 것이 오늘의 모습이다. 스페셜리스트의 부족현상은 금융산업에서 구조조정의 와중에도 거액을 들여 해외 전문인력을 수입하고, 금융 전문가의 연봉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는 최근 보도가 말해준다.

 조직과 개인의 관계, 조직 내 개인이 일을 하는 방식에도 많은 변화가 있을 것이다. 지금까지 조직의 계층적 명령체계에 따라 업무를 수행해온 개인은 앞으로 조직 내 여러 다른 전문가와 수평적인 관계로 확대되면서도 자율성을 갖고 일하게 될 것이다. 때문에 다른 전문가와 협력할 수 있는 능력, 정보를 다루는 능력, 커뮤니케이션 능력 등은 전문가가 구비해야 할 필수 능력이 될 것이다.

 선진국의 경우 조직에서 일을 하는 비중이 90% 정도로 높고 자영업의 비중이 낮다. 반면 우리는 조직에서 일을 하는 비율이 70% 정도에 불과하다. 자영업의 과도한 도산 이유가 여기에 있다. 따라서 조직에서 탈락한 제조업 근로자가 자영업에서 그 출구를 찾고 있는 모습은 사회적으로 바람직한 대안이라고 볼 수 없다. 변호사, 회계사 사회에서도 법률법인, 회계법인들만이 경쟁하고 생존할 수 있는 현실은 조직화 확산 경향의 전형적인 예다. 조직에서 일을 하는 비율이 낮은 것은 아직 사회가 선진화되지 못했다는 지표 중 하나로 볼 수 있다. 지식산업화될수록 사람들은 조직에서 일을 하게 된다.

 이러한 전문화와 조직화의 확산 추세에 대비하지 않는 개인, 조직은 생존의 위협을 받게 될 것이다. 저술가인 토머스 프리드먼은 최근 저서 ‘The World is Flat’에서 개인 일의 이동을 ‘3차 세계화’의 특징으로 들었다. 제조업은 특성상 국경을 초월해 저임금을 찾는다. 지식을 가진 개인도 스스로 국경을 넘나들며 일을 찾거나 지식을 공급한다. 지식을 기반으로 한 일 자체가 국경이 무너지고 세계 경쟁에 노출되기 시작하는 것이다.

 최근 모 통신업체가 부사장으로 통신 전문가를 기용하는 과정에서 국내외 적임자 150명 가운데 사상 처음 외국인을 발탁한 것은 이제 한국에서도 3차 세계화가 발생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아주 작은 서막이다. 때문에 지난 10여년 간 제조업 근로자가 겪어왔던 일이 앞으로 10년 동안 지식 근로자에게도 닥칠 수 있다.

 이제 지식근로자는 끊임없이 전문성을 강화하고 자신의 경쟁력을 높여나가야 한다. 스스로 지식기반사회로의 변화와 혁신의 필요성을 고민하지 않고 그저 익숙하지 않은 것에 불편해 하고 거부하고 있지는 않은지 돌아봐야 한다. 기업은 지식근로자의 이러한 노력을 지원하고 그들의 성장과 발전을 위해 필요한 경영 시스템의 도입을 서둘러야 한다. 교육 투자가 필요하면 확대해야 한다. 국가도 지식사회에 걸맞게 교육 제도를 혁신하고 사회 시스템을 바꾸어 나가야 한다. 지식근로자의 전문성 강화와 경쟁력 확보는 이미 급박한 과제가 됐고 새로운 시작과 기회를 의미하고 있다.

◆변대규 휴맥스 대표 ceo@humaxdigita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