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마이크로 "하이닉스와 메모리사업 빅딜 없다"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가 하이닉스에 ‘노어형 플래시메모리라인 일부와 5∼10%의 하이닉스 주식을 맞교환하자는 빅딜을 제안했다’는 일부 언론 보도와 관련, 하이닉스가 조회공시를 통해 ‘메모리사업부문의 전략적 방향을 논의했으나 구체적 협의는 없었다’고 밝혔다. 또 본지가 ST마이크로 본사에 확인 요청한 결과 “업계 루머일 뿐 어떤 것도 협의된 바 없다”는 입장을 알려왔다. 이에 따라 두 회사간 빅딜 논란은 일단락됐다. 그러나 ST마이크로와 하이닉스 반도체의 현 상황을 고려할 때 ‘빅딜 제안’은 조만간 실제로 일어날 개연성이 높아, 빅딜 실현가능성과 두 회사의 득실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논란의 발단=ST마이크로는 지난 5월 IR를 통해 메모리사업부문의 전략적 방향 수정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표명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ST마이크로는 전략적 파트너 관계를 맺고 있는 하이닉스 관계자들과도 비공식적인 의논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라인과 주식을 맞바꾸자는 등의 구체적 협의와 공식적인 논의는 없었다고 하이닉스측은 밝혔다. ST마이크로의 컬러골라 낸드플래시 총괄 매니저는 지난 5월 ‘하이닉스에 대한 직접 투자를 계획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그 문제는 언급하지 않겠다”고 말하면서도 “카를로 보조티 ST마이크로회장이 메모리사업부를 총괄한 인물이기 때문에 메모리시장 및 제품개발과 관련된 다양한 문제점을 잘 파악하고 있다”는 말로 메모리사업부에 변화가 있을 것임을 암시한 바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당시 이 회사는 메모리 마진이 안 좋아지는 시장 상황을 고려해 노어플래시를 어떻게 할 것인가를 놓고 내부적으로 심각한 고민을 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빅딜 가능성은 있나=하이닉스반도체 관계자는 “빅딜이 될 경우 두 회사가 윈-윈 할 수 있는 부분은 분명히 있다”면서도 “하지만 R&D, 기술인력 등을 감안하면 큰 시너지가 있을 것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고 의견을 피력했다.

 현실적으로 ST마이크로가 이 같은 제안을 했을 경우 하이닉스가 라인설비 등 현물을 받고 채권단이 보유하고 있는 지분을 자사주로 매입해 ST마이크로에 양도하는 방식이 유력한데 10% 지분을 취득하는 데 필요한 1조원 규모의 자금을 하이닉스가 감당할 수 있을 지도 의문이다. 이 때문에 채권단에서도 ‘실익을 따져봐야한다’는 조심스런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안은 지분매각과 관련된 내용이기 때문에 최종 결정은 ‘출자주식 공동관리협의회’가 하게 된다.

 ◇양사의 득실=빅딜이 실현되면 하이닉스는 기존 D램과 낸드플래시에 노어플래시를 추가함으로써 종합메모리반도체업체로서의 사업 포트폴리오를 갖게 된다. 특히 ST마이크로의 노어 기술과 인력을 흡수해 큰 진입비용을 지불하지 않아도 된다.

 메모리사업부문과 시스템반도체(비메모리)부문의 시너지를 위해 사업구조의 변화를 검토해 온 ST마이크로의 득은 더 크다. ST측으로서는 하이닉스와의 중국 합작공장과 하이닉스 지분투자를 통해 사업부담을 줄이면서 메모리를 안정적으로 공급 받게 되고, 자사의 장점인 임베디드메모리와 시스템반도체 개발에 주력할 수 있게 된다. 현재 ST마이크로 회사 전체에서 메모리제품그룹(노어플래시·EEP롬·EP롬 등)의 매출은 약 20%다. 하지만 경영리소스를 최근 시작한 낸드에 집중해야 하는 하이닉스로서는 상당한 리스크를 감수해야 한다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

  심규호기자@전자신문, khs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