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 아시아는 휴대폰 주파수 전쟁 중

인도와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주요 국가의 3세대(3G)서비스를 앞두고 주파수대역의 재분배를 둘러싼 로비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최근 GSM협회는 동남아 국가의 정부들이 자국민의 이익을 위해 3G서비스에 필요한 핵심 주파수 대역을 반드시 남겨 놓아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같은 주장은 현재 동남아 지역에서 사용가능한 주파수 대역이 턱없이 부족한데다 그나마 이동통신이 아닌 다른 용도로 매각되면서 3G서비스에 차질을 빚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인도 정부는 현재 7000만명인 휴대폰 가입자수를 오는 2007년까지 2억명을 넘기는 목표를 세우는 등 통신인프라 확대에 적극적이다. 하지만 인도의 신규 휴대폰 가입자수는 매달 200만명. 사실상 목표 달성이 힘든 상태다.

인도의 이동통신보급이 예상보다 부진한데는 주파수자원의 부족도 큰 원인으로 작용한다. 인도정부는 지난 90년대 이동통신이 막 도입되던 시점에서 자국의 알짜배기 주파수 대부분을 군사용도로 배정했다. 이제 인도 정부는 얼마 안남은 주파수 대역을 쪼개서 기존 2G서비스를 확대하고 GSM과 CDMA진영의 3G서비스까지 꾸려야 하는 난제에 직면했다.

이 때문에 인도통신조정위원회 (TRAI)는 향후 수년내 휴대폰 주파수의 포화가 불가피한 상황에서 국가 차원의 주파수 대역 재조정이 필요하다고 주장해왔다. 이같은 사정은 인도네시아를 비롯한 여타 동남아 국가도 비슷한 상황이다. 과거 이통분야에 막대한 주파수 자원이 필요할 것이라 미처 예상치 못했던 동남아 국가들이 오늘날 성장잠재력이 가장 높은 시장으로 떠올랐다. 이 때문에 주파수 배분을 둘러싼 관련 기업간의 로비경쟁은 전쟁을 방불케 한다.

동남아지역의 주파수 배분문제를 복잡하게 만드는 또 다른 원인은 이통서비스의 시장독점을 각국 정부가 우려하기 때문이다. 가뜩이나 부족한 주파수 대역을 경매를 통해 한 회사에 몰아줄 경우 시장경쟁은 사라지고 휴대폰 요금은 치솟게 된다.

인도정부의 한 관계자는 “우리는 이통업체뿐만 아니라 소비자의 입장도 생각해야 한다”면서도 CDMA와 GSM진영이 팽팽하게 버티는 상황에서 주파수의 적절한 분배가 쉽지 않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GSM협회는 주파수 부족으로 3G서비스가 제 때 시작되지 못하면 결국 피해는 관련 국민들이 받게 된다면서 각국 정부는 핵심 주파수를 다른 용도로 판매하려는 시도에 맞서 싸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배일한기자@전자신문, bail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