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당 국민소득 2만달러 시대를 여는 성장동력으로 문화콘텐츠산업을 집중 육성, 앞으로 5년 이내에 우리나라를 세계 5대 문화산업 강국에 진입시키겠다.”
지난 2003년 10월 30일 노무현 대통령이 한국문화콘텐츠진흥원 산하 목동 제작센터를 방문해 강조한 말이다. 이에 화답하듯 문화관광부는 ‘참여정부 문화산업 정책비전 보고회’를 시작으로 수많은 실천계획을 쏟아냈다. 10대 차세대성장동력에 문화산업을 별도로 추가하려는 계획도 추진됐고 지난 7월 ‘문화강국(C-KOREA)2010육성전략’ 발표회에서도 헤드라인을 장식한 것은 단연 ‘세계 5대 문화산업 강국 실현’이었다. 그 이상 분위기가 좋을 수 없다.
하지만 매년 문화산업 관련 예산이 발표될 때마다 ‘현실의 벽’이 느껴진다. 지난주 발표된 문화부 2006년 예산 내역에서 전체 예산은 올해보다 16.3% 늘어난 1조3773억원에 달했지만 문화산업국 예산은 올해보다 4.5% 줄어든 1089억여원에 머물렀다. 조직개편과 함께 타국 관할로 들어간 문화산업 분야 예산을 합쳐봐도 사정은 크게 나아지지 않는다.
예술·체육·관광·미디어·종교 등 수많은 분야를 담당하는 문화부 내에서 ‘분배의 형평성’ 문제가 있는지는 모르겠다. 한 가지 확실한 건 문화부가 지난해 ‘5대 문화산업 강국’ 전략 수립 직후 제출한 2005년 예산신청이 기획예산처 사전심의에서 절반 가까이 삭감됐던 기억을 떠올려보면 문화산업이 적어도 예산 책정에서는 좋은 대우를 받지 못하고 있는 듯하다.
지난 1999년 ‘문화산업진흥기본법’ 발효와 함께 문화산업 예산이 전년대비 6배나 증가하면서 1000억원을 돌파한 ‘파격’과 비교하면 무리가 있겠지만 문화산업이 반도체 같은 현재의 주력주자처럼 안정기에 접어들지 못했다는 사실을 인식할 필요는 있다. 물론 정부의 육성의지를 예산 규모에서만 찾을 수는 없다. 수백억원을 지원하는 것보다 제대로 된 규칙을 만드는 게 더 중요한 일이기도 하다. 하지만 2003년부터 매년 반복되는 ‘문화산업 집중지원’ 발언에 들떴던 문화산업계가 지금은 많이 지친 것도 사실이다. 이 시점에서 정부가 문화산업을 차세대 먹거리로 생각하고 있는지 한번쯤은 되묻고 싶다.
디지털문화부·정진영기자@전자신문, jych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