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논단]신에너지 사업에 국민적 관심을](https://img.etnews.com/photonews/0510/051017104047b.jpg)
김유승 한국과학기술연구원장
석유에서 비롯된 에너지 문제로 온 세계가 시끄럽다. 미국 서부 텍사스 중질유 가격이 65달러를 넘어섰고, 이처럼 석유가격이 오름에 따라 세계의 주식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세계적인 에너지 소비량 증가와 중동지역을 중심으로 한 국제정세의 불안으로 석유가격이 급등하면서 열강들은 에너지 자원을 확보하기 위해 사활을 건 쟁탈전을 벌이고 있다. 현재의 에너지 문제가 3차 세계대전을 촉발시킬 수도 있다는 주장은 에너지 자원과 관련된 국제정치의 엄혹성을 잘 보여주고 있다.
오는 2015년을 고비로 석유 생산량이 감소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으며, 이산화탄소에 의한 지구온난화 현상이 가속됨에 따라 선진국에서는 석유를 대체할 수 있는 신·재생에너지 개발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지속 가능하고 공해가 없는 청정에너지를 개발하려는 열망은 수소에너지에 대한 연구를 촉발시켰으며, 2040년쯤에는 수소경제 시대가 도래하리라는 것이 에너지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이에 발맞추어 지난 2003년 11월 한국을 비롯한 프랑스·독일·미국·일본·중국 등 선진 16개국의 고위 정부관료와 에너지 전문가들이 모여 수소경제 국제협력기구(IPHE)를 발족시켰으며, 현재 전 세계 수소에너지 관련 연구개발비는 연간 10억달러를 웃도는 것으로 분석됐다.
우리 정부도 고유가 문제를 해결하고 새로운 에너지를 확보하기 위해 다양한 대책을 내놓고 있으며, 올해를 ‘수소경제 원년’으로 선포하기에 이르렀다. 수소경제 시대에서의 주요 이슈는 풍력·태양력·바이오매스 등의 신·재생에너지를 이용한 수소 생산기술과 생산된 수소를 사용하여 동력을 발생시키는 연료전지 기술 개발에 있다. 연료전지는 수소를 사용해 전기를 발생시키는 일종의 발전기로, 기존의 발전기나 내연기관에 비해 에너지 효율이 매우 높고 환경친화적일 뿐만 아니라 이산화탄소의 발생을 줄여 주며 다양한 분야에 활용이 가능하다. 따라서 현재 주요 선진국은 연료전지를 상업화하기 위한 연구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수소를 중심으로 하는 신·재생에너지의 가장 큰 특징은 ‘기술주도형 에너지’라는 것이다. 즉 부존자원에 크게 의존하는 화석연료와 달리 수소에너지는 관련 기술의 개발을 통해 확보할 수 있다. 따라서 우리나라와 같이 부존자원은 없지만 우수한 인적자원을 가지고 있으며 기술 잠재력이 뛰어난 나라에서는 에너지 자립의 새로운 길이 열리는 셈이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에서도 이러한 국가적 요구에 부응해 수소·연료전지사업단을 중심으로 수소·연료전지 기술 개발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를 통해 수소·연료전지 분야에서 선진국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미래 신산업을 창출하고, 궁극적으로 수소경제 시대를 앞당기는 데 기여하고자 하는 것이다.
에너지 문제는 국가의 명운이 걸려 있는 중차대한 사안이다. 얼마 전 민간기구에서도 ‘수소경제시대에 대비한 에너지 정책방향’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고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수소에너지 산업을 육성하기 위한 근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한 바 있다.
따라서 당면한 에너지 위기를 해결하고 미래의 에너지 자립과 신산업 창출을 위해 수소·연료전지 기술 개발에 우리 모두 힘과 지혜를 모아야 할 것이다. 이와 함께 풍력이나 태양력과 같은 다른 에너지 기술이 소외되지 않도록 배려해야 함은 물론이다.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국민적 관심과 지원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히 요구되는 시점이다.
yosekim@kist.re.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