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일본 요코하마에서 열린 FPD인터내셔널. 이 행사의 개막을 알리는 기조연설은 세계 유수의 디스플레이 업체들을 제치고 이상완 삼성전자 LCD총괄사장이 맡았다. 더 흥미로운 것은 이 사장이 이날 유창하지는 않지만 몰려든 청중이 대부분 알아들을 수 있는 일본어로 기조연설을 했다는 점이다. 이 때문인지 이 사장의 기조연설이 진행된 약 40분간 모든 청중은 숨소리를 죽여가며 한국에서 온 ‘LCD맨’에게 집중했다.
이 사장은 기조연설이나 초청강연에서 가능하면 청중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언어를 선택한다. 미국에서는 영어로, 일본에서는 일본어로 그리고 앞으로 중화권에서는 또 그 지역의 언어로 연설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미 한국의 LCD맨들은 세계 시장을 안방으로 삼아 생활하고 있다. 해외에서의 전략회의도 비일비재하다. 실제로 삼성전자 LCD총괄은 FPD인터내셔널 개막 다음날인 20일, 일본 현지에서 ‘LCD총괄 전략회의’를 갖는다. 이 사장은 19일 오전 내내 전시장을 돌아보고 오후 1시 30분부터 기조연설을 한 뒤 협력사들과 비즈니스 미팅을 가졌으며 저녁에는 리셉션에 참석했다. 또 20일 전략회의 이후 국내외 언론과의 간담회와 하루 3∼4건씩 잡혀 있는 비즈니스 미팅 등 살인적인 일정을 소화한다. 이번 전시회가 열리는 일본이 이 사장에게는 안방이나 다름없다.
올해 5월 SID2005가 열린 미국 보스턴도 그에게는 마찬가지였다. 수많은 미팅을 갖고 MIT를 방문해 우리 디스플레이 산업의 위상을 설명했다. 7월 한국에서 열린 IMID 행사에서도 그의 활동은 의욕적이었다.
이 사장은 지난 98년 한 행사에서 당시에는 초라했던 TFT LCD가 노트북PC용 패널시장을 주도할 것이라고 예견했고, 2002년 FPD인터내셔널 강연에서는 모니터용 시장에서 주도권을 잡아갈 것이라는 주장을 폈다. 그리고 지금 그것은 현실이 됐다. 이번 FPD인터내셔널 2005 기조연설에서는 LCD TV 시장이 오는 2010년께 연 1억대로 성장하며 TV시장을 리드할 것이라고 예견했다.
LCD 종주국인 일본에서조차 노트북PC·데스크톱PC 모니터용 시장에서 50%를 넘는 점유율을 확보하며 맹위를 떨치는 한국 LCD업계. 전세계를 안방으로 생각하는 우리 LCD맨들의 노력이 숨어 있다.
요코하마(일본) 디지털산업부=심규호기자@전자신문, khs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