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가전유통가는 격동기였다. 소비 양극화가 심화되면서 가전제품 모델에 따라 부침현상이 뚜렷했다. 디자인과 색상 등 패션이 폭발적인 소비로 이어지는가 하면 김치파동, 100년 만의 무더위 등 사회적 이슈도 유통가에 고스란히 반영됐다. 긴 불황을 뚫고 가전 내수가 살아난 것은 첫손에 꼽히는 빅뉴스였다. 하이마트, 전자랜드, 테크노마트 등이 선정한 올해의 뉴스를 엄선해 가전유통가 10대 뉴스로 꾸며본다.
1. 프리미엄 소비 폭발=올 가전유통가의 화두는 ‘프리미엄’이었다. 드럼세탁기·양문냉장고·디지털TV 등 프리미엄급 가전제품이 국내 판매량의 65∼80%를 차지하며, 일반 제품과 세대교체를 이뤘다. 마이너스 성장을 거듭하던 국내 매출도 프리미엄 제품 판매 호조로 작년 대비 5∼8% 늘어나 턴어라운드에 성공했다. 하지만 절전형 가전, 중고 리퍼비시 가전 등 저가형 제품도 불황여파에 여전히 불티나게 팔려 소비 양극화가 갈수록 심화되는 양상이었다.
2. 가격폭락 도미노=소비를 자극하는 가격인하 공세도 거셌다. 연초 PDP TV보다 40%나 비싸던 LCD TV는 연이은 가격인하로 PDP와 가격격차가 거의 없어졌다. 100만원 미만의 노트북PC가 출시되면서 불붙은 컴퓨터업계의 가격파괴는 20만원대 저가형 PC까지 등장하면서 절정을 이뤘다.
3. 슬림 열풍=디자인에서는 ‘날씬 몸매’가 인기를 모았다. 카시오의 S500, 니콘의 S3 등 디지털카메라 시장에 불어닥친 슬림 열풍은 휴대폰(레이저·V740), 노트북PC(소니 바이오)으로 이어지며 디지털기기의 다이어트 바람을 몰고 왔다.
4. 色다른 가전 인기=디자인뿐 아니라 색상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 냉장고·에어컨에 이어 하얀색만 고집해온 세탁기에서도 빨강·파랑·검정 등 원색 제품의 판매량이 20% 급증하면서 ‘백색가전’이라는 말이 무색해졌다.
5. LCD 뜨고, 프로젝션 지고=모델별 부침은 디지털TV에서 가장 뚜렷했다. 작년 특소세 폐지로 가장 큰 수혜를 본 프로젝션TV는 LCD와 PDP TV의 가격인하 공세에 시장점유율이 5% 미만으로 뚝 떨어졌다. 최근에는 LCD TV 가격이 PDP 수준으로 떨어지면서 LCD TV가 PDP TV 판매를 처음으로 추월하기도 했다.
6. 반갑다 김치파동=기생충알로 촉발된 김치파동이 마침 김치냉장고 시즌을 앞두고 터지면서 김치냉장고 판매량이 작년 동기 대비 30%나 폭증했다. 보급률이 늘어 올해 마이너스 성장을 우려했던 김치냉장고 업체들은 즐거운 비명을 질렀다.
7. 100년 만의 무더위, 에어컨 신바람=김치냉장고와 함께 대표적인 계절가전으로 부상한 에어컨도 미국 NASA 한 연구원의 100년 만의 무더위 예보로 작년보다 25%나 매출이 신장했다. 이 예보는 오보로 판명났지만 이미 예약판매가 거의 완료된 이후였다.
8. 휴대폰 보조금 날벼락=김치냉장고나 에어컨과 달리 휴대폰은 보조금 조건부 연장조치 발표로 꽁꽁 얼어붙었다. 내년 3월 보조금을 기다리는 대기수요로 전자랜드와 테크노마트 휴대폰 매장은 11월부터 매출이 20% 가까이 급락했다.
9. 여행용 가전 불티=주 5일 근무가 확산되면서 내비게이션·PMP 등 여행용 디지털 가전 수요도 급증했다. 특히 내비게이션은 DMB 서비스에 맞춰 작년 대비 판매량이 35%나 늘어났다.
10. 트리플 특수 돌입=올 가전유통가 마지막 빅뉴스는 사상초유의 트리플 특수 시즌 개막이다. 크리스마스와 신년 등 연말·연초 특수에 이어 내년 월드컵과 동계올림픽 등 굵직굵직한 특수가 이어지기 때문이다.
정병수 하이마트 상무는 “올해 내수회복으로 턴어라운드를 맞은 가전유통가는 내년 유례없는 릴레이 특수를 앞두고 벌써 들썩거리고 있다”며 “지상파DMB 등 새로운 디지털기기도 등장해 내년에는 가전유통시장이 르네상스를 맞을 전망”이라고 말했다.
장지영기자@전자신문, jyaja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