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기술(IT) 강국 대한민국의 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DMB)이 아세안(ASEAN·동남아국가연합)+3(한·중·일) 정상회의가 열리는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아세안+3 정상회의에 맞춰 지난 10일 쿠알라룸푸르 컨벤션센터(KLCC)에서 열린 동아시아비즈니스전시회2005(EABEX 2005)에 들른 각국 정상 및 각료들은 한국관에서 실시간으로 송출되는 DMB를 보고 놀라움과 함께 부러움의 눈길을 보냈다. 그리고 이들 정상과 각료는 DMB에 깊은 관심을 갖고 채택 여부도 고민하는 듯했다.
진대제 정보통신부 장관도 12일 말레이시아 과학기술혁신부 장관과 가진 면담과 IT장관회의에서 앞장서서 DMB와 와이브로(휴대인터넷) 등 첨단 기술·서비스를 소개하고 도입을 권유했다.
적어도 지난달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참석한 정상들과 이번 아세안+3 정상회의에 참석한 정상과 각료들은 DMB 서비스에 호감을 보였다. 일단 정부 대 정부의 외교는 성공적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 같은 기대는 당사자인 우리나라 기업과 도입하려는 현지 기업의 문제로 넘어가면 산산이 부서진다. 이유는 비싼 돈을 들여 DMB을 도입했을 때 기업들이 가질 수 있는 수익모델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대답하기가 어렵다는 점이다. 수익모델이 없다면 서비스 기술을 도입할 리 만무하고 결과적으로 수출로 연결되지 못한다.
이번 EABEX 전시회 관람차 방문한 한 엔지니어는 “애초 DMB 서비스를 할 때부터 이동통신사와 신문 등 타매체의 사정을 고려해 서로 상생할 수 있는 수익모델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는데 받아들여지지 않은 상태”라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특히 지난 5월 서비스를 시작한 위성DMB와 이달 본방송을 시작한 지상파DMB는 각각 지상파 방송 재전송 문제와 단말기 유통이라는 걸림돌에 막혀 있다. 그런데 내년에는 HSDPA(1월), 와이브로(4월)라는 새로운 서비스(매체)가 준비돼 있다.
DMB가 기존의 매체들과 상생할 수 있는 수익모델을 정립하기도 전에 다른 막강한 경쟁 매체가 탄생의 순서를 손꼽아 기다리고 있는 셈이다.
쿠알라룸푸르(말레이시아)=주문정기자 mjjo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