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한 해 정부는 공개SW 분야에서 적지 않은 성과를 거뒀다. 공공기관을 중심으로 리눅스 도입을 위한 정책을 마련했는가 하면, 산업 전반에 공개SW라는 화두를 퍼트렸다. 당연히 이를 바라보는 사람들은 국내 리눅스 업체들이 정부정책에 힘입어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을 것으로 생각한다. 하지만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렇지 않다.
수년 전 리눅스 바람이 불 때 덩달아 우후죽순처럼 생겨났던 업체 대부분이 정리됐다. 이에 따라 지금까지 근근이 버텨 온 국내 리눅스 업체들은 정부가 공개SW를 육성하겠다고 선언하자, 드디어 빛을 볼 수 있겠구나 하는 막연한 기대감을 가졌다. 정부가 추진하는 사업에 적극 참여했음은 물론이다.
하지만 한글과컴퓨터와 같이 투자 여력이 있는 업체를 제외하고는 영세한 국내 리눅스업체 대부분은 암담한 현실을 맞고 있다. 대부분 적자에 허덕이고 있는 것. 정부가 여러 리눅스 시범사업을 펼쳤지만 정작 참여 업체들은 그 어떤 금전적 간접 혜택도 못 받았다.
공개SW 시장 활성화와 리눅스 업체에 도움을 주기 위해 작년 하반기 정부가 선보인 ‘부요’라는 새로운 리눅스 플랫폼도 시장 활성화를 이끌어내기에는 역부족인 듯하다. 30억원을 쏟아부은 이 사업은 기존 배포판 업체들과 경쟁하는 또 ‘하나의 제품’만 만들어낸 꼴이 되고 말았다. “과제를 주든지, 투자를 유치하든지, 제품공급 기회를 주든지 해야지 지금은 이도저도 아니다”라는 자조 섞인 평가는 바로 ‘부요’ 프로젝트에 참가한 한 업체 관계자의 말이다.
기업이 잘돼야 고급인력이 모이고, 기업이 돈을 벌어야 재투자로 이어져 기술 개발도 이뤄진다. 기업이 무너지면 그 어떤 정책도 헛구호에 그친다. 아직 공개SW를 육성해야 할 당위성과 명분은 충분하다. 중국·독일·프랑스 등 세계 각국도 공개SW 도입에 열성적이다. 우리도 이들과 마찬가지로 공개SW에 막 첫발을 내디뎠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리눅스)기업이 먼저 살아야 한다는 점이다.
컴퓨터산업부·윤대원기자@전자신문, yun197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