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업사원 김씨는 차를 타고 가면서 와이브로 단말기를 통해 인터넷전화(VoIP)로 고객과 상담하던 중 갑자기 수초 간 통화가 끊긴 뒤 다시 개통된 것을 알게 됐다. 와이브로 기지국이 없는 지역으로 이동하자 기존 CDMA망으로 재접속하는 와중에 벌어진 일이다. 와이브로를 이용하면서는 인터넷에 접속해 다른 업무를 보면서도 전화를 쓸 수 있었기에 편리했지만, 영상회의나 중요한 통화라도 할 참이면 망설여진다.
내년 3세대(G) 이동통신 서비스인 와이브로와 WCDMA의 본격 상용화를 앞두고 현재 2G형 이동통신망과 3G망 간의 데이터 서비스 연동 문제가 중요한 기술이슈로 등장할 전망이다.
앞서 거론된 사례는 2G망과 3G망의 데이터 서비스 연동기술이 완벽하지 않은 현재 상황이다. 하나의 단말기 안에 CDMA·와이브로(또는 WCDMA) 등을 수용할 수 있는 이른바 ‘듀얼모드 듀얼밴드’ 칩을 구현하더라도 완벽한 데이터 서비스 연동은 불가능하다.
그러나 와이브로나 WCDMA 모두 전국 규모의 커버리지를 갖출 수 없는 상황에서 내년부터 속속 선보일 3G 기반의 데이터 서비스를 ‘끊김없이’ 제공하기 위해서는 기지국을 넘어설 때마다 기존 2G망과 즉시 연동을 지원하는 ‘핸드오프’ 기술이 필수적인 것이다.
이에 따라 국내 통신사업자들 가운데 SK텔레콤은 자사가 보유한 네트워크 자원의 효율화를 위해 가장 먼저 CDMA·와이브로 데이터 서비스 연동장비 개발에 나서고 있다.
SK텔레콤은 최근 자체 시뮬레이션 기법을 통해 CDMA·와이브로 간 망 연동 시험장비 개발을 국내 처음 완료했다. 실제 상용화에 이르기까지는 시험장비 보완을 거쳐 6개월이면 가능하다는 계산이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와이브로가 모든 지역의 커버리지를 갖출 수 없는 상황에서 끊김없는 데이터 서비스를 위해서는 망 연동장비 개발이 중요하다”면서 “당분간은 서비스에서 차이가 나지 않겠지만 와이브로에 VoIP 서비스가 구현되는 시점에서는 핸드오프 기술이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독자적으로 CDMA와 WCDMA 간 데이터 서비스 망 연동 장비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면서 사실상 개발 마무리 단계에 이르고 있다.
KT는 현재 망 연동보다는 와이브로 서비스를 안정적으로 구현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보고, 당분간은 듀얼모드 듀얼밴드 단말기를 통해 데이터 서비스 연동 문제를 해결한다는 구상이다.
KT 관계자는 “무선 데이터 서비스가 아직은 초기단계여서 당장 내년에 망 연동 문제가 심각하게 제기되지는 않을 것”이라며 “우선 와이브로 서비스 안정화에 전력한 뒤 곧 연동장비 개발에도 착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앞으로 무선 VoIP 등 끊김없는 실시간 서비스를 요구하는 데이터 기능이 속속 등장하면 사정은 달라질 전망이다. 이미 보다폰 등 일부 해외 사업자는 ‘스카이프’라는 2G 이동통신과 무선랜 연동 서비스를 출시하면서 유무선 올IP 서비스에 나서는 등 발빠른 움직임이다.
특히 2G망에서 와이브로·3G, 나아가 4G 등 미래 네트워크가 잇따라 출현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통신사업자들은 더욱 효율적인 네트워크 투자와 활용을 위해서도 망 연동 문제는 향후 통신시장의 기술적 이슈로 떠오를 전망이다. 그러나 사업자들의 이 같은 행보는 결국 대규모 신규 투자를 요구하는 통신장비 업계와 적지 않은 갈등의 요인도 될 것으로 보인다.
서한기자@전자신문, hse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