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덕연구개발특구 전용 펀드 결성에 빨간 불이 켜졌다.
정부출자 기관인 한국벤처투자가 대덕특구 펀드의 타당성 규모를 과학기술부와 대덕연구개발특구지원본부가 당초 구상한 1000억원대의 절반 수준인 500억원으로 잡았기 때문이다.
당연히 출자 규모도 크게 줄었다. 한국벤처투자는 최근 1조원 모태펀드 출자심의위원회를 열어 대덕특구펀드 운용 기관인 이노폴리스 파트너스가 제시한 300억원에서 절반인 150억원만 출자키로 최종 승인했다. 이에 따라 대덕특구펀드의 전체 규모 축소와 함께 그동안 밝혀왔던 특구내 투자 계획 변경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출자 규모 축소 배경=당초 우려했던 대로 과기부와 이노폴리스측에서 제안한 결성 규모가 부담스러웠다는 후문이다. 출자심의위원회는 1000억원대라는 결성액이 국내 역대 펀드 가운데서도 최대 규모인데다, 대덕특구내 투자 시장에 비해 펀드 규모가 너무 크다며 부정적인 입장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벤처투자 관계자는 “만약 다른 유한책임조합(LP)들이 대덕특구의 시장성을 좋게 보고 그 이상 투자한다면 결성액은 현재보다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향후 대응방안=과기부와 이노폴리스측은 출자 규모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하기는 했지만, 이렇게 까지 축소될지는 몰랐다며 당혹스럽다는 반응이다. 일단 이노폴리스측은 대덕연구개발특구지원본부 및 과기부와 협의를 통해 펀드 결성 규모를 재조정할 계획이다.
또 이번 출자심의위원회 결과가 다른 LP들에게도 영향을 줄 수 있는 만큼 추후 LP들과 협의를 통해 출자 규모를 타진할 예정이다. 최대한 빠른 시일내 LP를 모집해 조합 규약 작업을 끝내고 8월중에는 펀드를 출범시킨다는 계획이다. 박동원 이노폴리스 파트너스 사장은 “펀드 규모를 어느 정도까지 줄여야 할지 고민중”이라며 “과기부 등과 협의를 해 봐야 펀드 규모를 확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과기부 역시 재논의를 해 봐야겠다며 한 발 뒤로 물러서는 상황이지만 과학기술진흥계획의 일환으로 구상했던 총 500억원의 출자금은 큰 무리없이 출자할 수 있을 것이라는 예상이다.
◇대덕특구 벤처 업계, 불만 많아=정부가 대덕특구펀드를 너무 쉽게 생각한 것 아니나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대덕특구의 가장 큰 목적 중 하나가 연구성과물의 상업화인 만큼 정부가 보다 적극적으로 출자해야한다는 의견이다 . 대덕특구를 일개 지역으로 보는 시각도 잘못됐다는 분위기다. 다른 어느 지역보다도 세계화에 가장 근접한 기술과 상품성을 갖고 있으며 특구로 지정될 만큼 인정을 받은 지역인데 출자금을 축소하는 것은 잘못됐다는 것.
김풍민 이머시스 사장은 “대덕특구를 지역 차원에서 바라보면 안된다”며 “세계 시장에 가장 근접해 있는 특구의 축적된 기술력과 상품성을 뒷받침할 수 있는 정부 차원의 보다 적극적인 지원이 아쉽다”고 말했다.
대전=신선미기자@전자신문, smsh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