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오전 10시 도쿄의 중심부에 위치한 첨단빌딩인 도쿄빅사이트. 이곳은 밀려드는 인파로 북새통이었다. 아시아 최대 소프트웨어(SW) 전시회로 자리매김한 소덱(SODEC)을 보기 위해 관람객이 물밀듯이 몰려들었기 때문이다. 지하철은 물론이고 모노레일·버스 등에는 행사에 참여하려는 사람으로 가득했다. 곳곳에 행사장으로 향하는 한국인도 눈에 띄었다.
올해로 15돌을 맞은 이번 행사에는 1000개가 넘는 기업이 전시관을 만들고 7만5000여명이 다녀 갈 것이라고 한다. 규모 면에서 사상 최대다. 질적인 측면도 발전했다. 전자태그(RFID)가 하나의 파트로 만들어지면서 관련업체의 참여가 줄을 이었다. 그야말로 ‘SW는 소덱으로 통한다’는 말이 절로 나올 정도다.
이 때문인지 국내 업체들의 참여도 적극적이다. 한국소프트웨어산업협회가 만든 한국관에 7개의 국내 SW업체가 참가해 관람객들에게 국산 SW를 알렸다. 이런 저런 이유로 전시회를 찾은 한국 관람객만 200여명에 달한다고 한다. 한국뿐 아니라 중국·인도·말레이시아 등 아시아 각국의 SW 전문가가 행사장을 누비고 다녔다. 미국과 유럽인도 보였다.
SW 후진국이라는 일본에서 대규모 SW 행사가 매년 성황리에 열리는 이유가 궁금했다. 이번 행사에 참가한 국내 SW업체 사장은 일본 SW 문화에서 그 이유를 찾았다. 이 사장은 “일본은 세계적인 SW업체를 보유하지 못했지만 SW 가치를 인정하는 지식 선진국”이라며 “외국 SW업체들이 일본에 둥지를 틀면 절대 빠져 나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SW 가치를 인정받는 문화가 일본의 SW산업을 떠받들고 있기 때문에 대형 전시회 개최도 가능하다는 것이다.
게다가 일본 기업은 최근 경기회복 바람을 타고 SW 이노베이션에 적극적으로 나설 태세다. 소덱의 한국관을 방문한 이장헌 한국소프트웨어산업협회 부회장은 “이번 전시회를 통해 일본 기업의 SW 투자 의지를 읽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일본은 10년 불황에도 우리나라보다 10배 이상 큰 규모를 자랑하는 아시아 최대 SW 시장이다.
이에 비해 우리나라 상황은 초라하기 짝이 없다. 아직도 SW 가치를 제대로 인정하지 않으려는 인식이 여전해 산업의 근간마저 흔들리는 상황이다. 행사장에서 만난 업체 사장은 오죽했으면 “본사를 일본으로 옮기고 싶다”고 했을까. 이것만큼은 일본이 부럽다.
도쿄(일본)=김익종기자@전자신문, ijk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