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인가 기회인가’
북한 핵실험 영향으로 충격에 빠졌던 금융시장이 하루만에 안정을 되찾고 있는 가운데 향후 증시 전망을 둘러싸고 증권사간에 뜨거운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이번 사태가 주식시장에 장기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비관론과 견조한 증시 펀더멘탈을 감안할때 단기적인 악재에 그칠 것이라는 낙관론이 팽팽히 맞서고 있는 것.
비관론자들은 이번 사건이 그동안 우리 증시가 보여줬던 내성을 넘어서는 중대 사안으로 불확실성이 고조되고 있는 현 상황에서 ‘매수’보다는 ‘선택적 보유’ 전략을 취할 것을 강조하고 있다.
반면 북핵 사태가 글로벌 경기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이며 오히려 우량주를 저가에 매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주고 있다는 낙관적인 주장도 의외로 강하게 제기되고 있어 논쟁이 불붙고 있는 상황이다.
◇과거와는 달라=동양종합금융증권은 10일 이번 사건으로 핵을 통한 위협이 구체적으로 나타났으며 경기 둔화가 진행중인 상황에서 터진 악재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분석했다.
굿모닝신한증권도 미국·중국 등 주요국들이 어떤 대응책을 들고 나올 것인가에 대한 불확실성이 향후 주식시장을 억누르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따라서 사안 자체가 단기에 해결될 수 있는 성격이 아닌 만큼 중립적인 시각을 가지고 선택적인 보유전략으로 나설 것을 주문했다.
정의석 굿모닝신한증권 투자분석부장은 “북한의 추가적인 핵실험 가능성 등 불확실성이 존재하고 있는 상황이 좋지 못하다”며 “미국이 강력하게 무력 제재를 주장할 경우 증시에 미치는 영향이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위험은 기회다=현대증권은 이번 사건이 9.11테러가 세계경제에 영향을 준 것과 달리 국지적인 문제에 불과하며 거시적인 경제 흐름을 훼손하지 못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문광 현대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국내 소비와 투자가 지연될 것으로 보이나 환율이 안정을 찾고 수출이 지속된다면 우리 증시 펀더멘털을 무너뜨리지는 못할 것”이라며 “이번 사태는 다분히 심리적인 요인이 크다”고 분석했다.
박 팀장은 “위험이 크지만 수익기회도 커지고 있는 만큼 주식보유 비중을 늘려나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신영증권도 북핵 사태로 인해 경제전망치의 하향 조정이 필요하다고 판단하지는 않으며 낙관적인 경기 전망에 다소 영향을 미칠 뿐이라고 이번 사건을 평가했다.
신영증권은 어닝시즌을 맞아 실적 우량주를 유망종목으로 추천하면서 외적인 돌발변수가 발생했을 경우에는 기업의 펀더멘털에 주목해 투자해야한다고 조언했다.
설성인기자@전자신문, siseo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