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홈 혁명, 거실을 잡아라]3부 주도권 경쟁②LG전자 사업 전략

LG전자 ‘홈넷’ 전시장을 방문한 고객들이 다양한 홈네트워크 시스템을 시연하고 있다.
LG전자 ‘홈넷’ 전시장을 방문한 고객들이 다양한 홈네트워크 시스템을 시연하고 있다.

 LG전자의 ‘홈넷(HomNet)’ 솔루션은 독자 개발한 통신 프로토콜인 LnCP(Living network Control Protocol)를 적용, 집안의 모든 가전·IT기기를 제어하고 생활에 필요한 각종 부가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단순히 홈네트워크 시스템을 제어하는 것이 아니라, 홈넷 서버를 기반으로 TV를 터미널로 삼아 각종 전자제품을 연동해 사용할 수 있다. 또한 외출 시 PC나 휴대폰을 이용해 원격으로 집안의 상태를 확인하고 제어할 수 있어 언제, 어디서나, 다양한 기기를 통해 유비쿼터스 환경을 구현할 수 있다.

 홈넷(HomNet)은 생활의 편리함을 위해 사용자 관점에서 다양한 부가 기능을 추가했다. 가정 내 가장 많이 사용하는 TV를 홈네트워크 허브로 만들었다는 점에서 일단 앞섰다. TV 프로그램을 시청하는 도중 방문자가 초인종을 누려면 별도의 작은 창이 TV 화면에 뜨면서 확인하고 도어록을 개폐시킬 수 있다. 냉장고, 세탁기 등 각종 가전 제품을 제어하고, 가스 밸브 등을 작동시킬 수도 있다. 보안 기능을 강화한 것도 장점이다. 외출 시에는 휴대폰으로 가정 내 비상 상황을 알려줄 뿐만 아니라 경비 업체로 직접 연결이 가능하다. DTV 홈넷 어댑터와 연결해 부재 중에도 실내의 동체를 감지해 알람으로 서비스 된다. 이 뿐 아니라 최신 뉴스와 영화를 감상하고 쇼핑도 즐길 수 있는 DTV 포털 서비스도 홈넷의 장점이다.

 올해는 공간의 효율성을 높이고 차별화된 컬러 디자인을 적용한 제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가전 제품에 적용했던 ‘아트 플라워’ 패턴을 홈넷 서버와 홈넷 공동 현관기 등으로 확대 적용할 계획이다. 사용자 편의성을 높인 GUI(Graphic User Interface)를 개발하고 사계절을 테마로 채용할 예정이다.

 딱딱한 디지털 기기가 아니라 인테리어의 심미성과 ‘예술(Art)’를 접목시킨 신개념 주거 공간을 선도하겠다는 전략이다.

LG전자는 국내외 가전시장에서 쌓아온 인지도와 최신 디지털 기술을 결합한 ‘홈넷(HomNet)’으로 디지털홈 시장에 승부수를 띄운다. 올해 초 최고기술경영자(CTO) 조직에 속해 있던 홈넷사업팀을 DA(디지털어플라이언스)사업본부로 이관, 전진배치한 것도 이 때문이다.

 LG전자는 지난 2000년 인터넷 냉장고 출시를 시작으로 홈네트워크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했으며, 인터넷 에어컨, 인터넷 세탁기, DTV 포털 등 디지털 가전제품을 지속 개발해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기업용(B2B) 시장을 집중 공략한다는 목표로 제품의 확장성을 높여 빌트인 가전 및 시스템 에어컨 사업과 연계하고, 프리미엄 가전제품을 추가로 출시할 계획이다. 여기에 전자도서관, 온라인쇼핑, 주문형비디오(VOD), 지역정보 등 다양한 부가서비스를 제공해 최종 소비자인 가정의 고객들의 만족도를 높이는 데 힘을 모으기로 했다.

 LG전자가 올해 홈네트워크 사업에서 주력하고 있는 핵심 키워드는 디자인·품질·유지보수 세 가지다. 디자인 측면에서는 주거 공간을 아트 갤러리로 변모시키겠다는 전략 아래 딱딱한 금속 느낌 제품들의 예술미와 조형미를 추가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홈넷 서버는 물론, 세대별 현관기, 공동 현관기 등 통일된 아이덴디티도 개발, 상반기 중 내놓을 예정이다.

 품질 부문에 있어서는 국내외 홈네트워크 관련 모든 규격을 충족하는 방향에 초점을 맞췄다. 해외 시장 진출에 대비해 기술 표준화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전력선통신(PLC)를 기반으로 LnCP(Living network Control Protocol) 규격을 독자 개발, 국내 홈네트워크 표준으로 제안했다. LnCP를 적용하면 홈네트워크 제품 간 통일된 인터페이스를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신제품 개발에 소요되는 인력과 개발비, 개발기간을 최소화시킬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최근 개발해 내놓은 전력선 통신 모뎀의 경우, 사용자가 별도의 허락을 받지 않아도 되도록 정부로부터 인증을 획득했다. 이 외에도 홈네트워크 제어 표준화, 광대역 통신 서비스, 영상 및 음악 콘텐츠 서비스 등을 적용하는 응용 기술 개발도 주도하고 있다. LG전자는 32개 관련 업체와 함께 LnCP 컨소시엄을 구성해 대중화에 열을 올리고 있으며 LnCP API(Application Programming Interface), 홈플러그 얼라이언스(HomePlug Alliance) 등 해외 표준화 단체와도 연계해 PLC를 전세계 홈네트워크 표준으로 확산하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각종 신기술과 디지털 기기가 결합돼 있는 만큼 사후 품질 관리체계에도 신경을 집중하고 있다. 소비자 관점에서 가장 중요한 유지·보수의 정확성을 위해 별도의 운용시스템을 마련했고 전문가를 배치해 두고 있다. 각 가구별로 공급한 홈넷이 안전하고 정상적으로 동작하는지 일일 단위로 점검하며, 부가적인 정보 서비스를 제공해 사용자들의 만족도를 높였다. 이 외에도 아파트 별로 홈넷 운영센터를 설치, 즉각적인 유지 보수 뿐만 아니라 입주민에 대한 기능 교육도 실시할 예정이다.

 LG전자는 해외 홈네트워크 시장 개척을 위해 영국, 멕시코, 미국, 스페인, 호주 등 전세계 20여개 국가에 홈넷 솔루션을 출시했고 지난해부터는 중국과 중동 등지의 공동 주택시장에도 진출했다. 중국의 경우, 지난해 현지 대표적인 건설그룹 바이스다에 홈넷 시스템을 공급했고 앞서는 선전의 최고급 아파트 홍수서안(Mangrove Westcoast)에도 1300여 세대 공급 계약을 따내기도 했다. 중국시장에서는 고급 아파트와 빌라를 중심에 두고 고품격 솔루션을 제공하는 데 집중할 계획이다. 중동은 지냔해 하반기 반도건설, 성원건설 등 국내 건설사와 현지 건설사의 컨소시엄을 구성해 대응했다.

 올해는 국내에서는 신축 아파트 뿐만 아니라 일반 주택시장을, 해외에서는 북미와 유럽 시장으로 수출 국가를 늘려갈 계획이다.

정지연기자@전자신문, jyjung@  

◆LG전자 홈넷사업팀 고범석 상무

 인터폰이 비디오폰으로, 그리고 지금은 월패드로…. 인터폰 시절 사람들은 월패드가 제공하는 가정 내 원격 제어서비스를 상상도 못했을 게 분명하다. “디지털홈은 단순히 기존 가전제품들을 묶은 복합 서비스 개념이 아닙니다. 미래 디지털 환경에서 새로운 삶의 스토리를 만들어 고객들에게 즐거운 삶을 향유하도록 하자는 것입니다.”

 LG전자 홈넷사업팀 고범석 상무는 디지털홈이 생활을 새롭게 ‘디자인’하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전통적인 주거문화에 익숙한 탓에 아직은 모든 이들이 디지털 라이프가 가져다 줄 다채로운 혜택이 무엇인지도 알지 못하는 상황. 고 상무는 대다수 사람들이 체험하지도, 눈으로 보지도 못했던 디지털 삶의 각본을 만들어낸다. 그는 “LG전자가 추구하는 디지털홈, 즉 홈넷 사업은 생활패턴을 바꾸고 세상을 변화시키겠다는 것”이라며 “이를 통해 무수히 많은 새로운 산업군도 만들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고 상무는 올해부터 LG전자가 디지털홈 사업에서 뭔가 보여줄 것이라고 한다. 세계 처음 인터넷 냉장고를 선보이며 정보가전 시장에 가장 먼저 디지털홈의 씨앗을 뿌려왔다는 자부심도 갖고 있다. LG전자는 그동안 기술총괄(CTO) 산하에서 시장 가능성을 타진하는 데 주력했던 홈넷사업팀을 사업·영업조직인 DA사업본부 산하로 전격 배치했다. 신축 아파트 단지 등을 중심으로 막 개화하고 있는 디지털홈 시장에서 가전 명가로서 주도권을 놓치지 않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고 상무의 포부 역시 우리나라에서 성공적인 모델을 만들어 세계 시장에 진출하는 것이다. “지금 우리에게 절실한 것은 디지털홈 세계화를 위해 서로 협업하는 시스템입니다. 대다수 IT 시장이 그랬듯 국내 신축 아파트 시장에서 과당경쟁을 재연해서는 우리나라 업계가 기초 체질도 갖추기 전에 무너질 수도 있습니다.” 최근 디지털홈 시장에서 서서히 일어나고 있는 과열조짐을 지켜보는 고 상무의 진지한 걱정이다. 올해 LG전자는 중국·중동·미국 등 해외 건설 시장에 디지털홈 사업의 뿌리를 내리는 한편, 가정 내 보안·원격관리 중심의 서비스 모델을 통신·엔터테인먼트 모델로 진화시키겠다는 목표다. 그는 “디지털홈 확산을 위해서는 기술표준화와 보급형 제품 개발이 꼭 필요한 과제이며 이는 절대 혼자서 할 수 없는 일”이라며 “LG전자가 가진 부품·제품 기술경쟁력을 바탕으로 폭넓게 제휴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고 상무에 따르면 미래 디지털 생활은 ‘화상’을 기반으로 한단다. 결국 집안에서 TV와 휴대폰이 점점 더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는 뜻이고, 또한 LG전자 홈넷 사업의 비전인 셈이다.

  서한기자@전자신문, hse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