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정보화 예산이 올해보다 크게 줄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내년 정부의 IT 분야 융·복합 연구개발(R&D) 관련 예산 또한 대폭 축소돼 IT산업의 위축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국가과학기술위원회(이하 국과위)는 12일 이명박 대통령 주재로 청와대에서 열린 제28회 회의에서 내년 중점투자사업 53개를 심의한 결과 내년도 첨단 융·복합 기술 과제 중 전자정보통신미디어 사업과 SW·컴퓨팅 사업 예산을 대폭 삭감했다. 지식경제부가 주관하는 사업으로 전자정보통신미디어 사업은 ‘투자 대폭 축소’, SW·컴퓨팅과 바이오의료기기 사업은 ‘투자 축소’ 등급을 받았다.
국과위 ‘2009 국가연구개발사업 예산 배분방향’에 따르면 전자정보통신미디어 사업 예산은 투자 대폭 축소 등급을 받아 올해 903억원에서 596억원으로, SW·컴퓨팅 예산은 투자 축소 등급을 받아 1418억원에서 1198억원으로 줄었다. 국과위는 이날 내년 국가 R&D 중점 심의대상 53개 사업을 평가해 △대폭 확대 9개 △확대 13개 △전년 수준 유지 17개 △축소 9개 △대폭 축소 1개 사업으로 평가했다. 4개 사업은 등급판정제 외로 분류했다.
5대 중점과제 중 첨단 융·복합 사업에서는 4개, 주력 기간기술과 사회 기반기술 사업은 각각 2개씩, 거대기술과 국가주도 기술 사업이 각각 1개의 ‘축소’ 이하 등급을 받았다. 이 가운데 첨단 융·복합 사업의 전자정보통신미디어 사업은 유일하게 ‘투자 대폭 축소’ 판정을 받아 사업계획의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이에 앞서 최근 이루어진 기획재정부 정보화 예산 1차 심의 결과에 따르면 내년도 정부의 정보화 예산은 올해에 비해 20% 줄어들어 이대로 예산이 확정된다면 2003년 수준으로 후퇴하게 돼 지식기반 산업의 위축은 물론이고 세계적인 수준의 전자정부 운영에도 차질을 빚을 것으로 지적돼 왔다.
국과위는 이날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 R&D 예산을 2012년 5% 수준으로 확대하고, 7대 R&D 분야 투자와 시스템 개선을 통해, 과학기술 세계 7대 강국 진입을 골자로 한 ‘577 과학기술기본계획’을 대통령에게 보고했다. 국과위에 따르면 ‘577 과기기본계획’의 ‘5’는 2012년까지 GDP 대비 R&D 투자를 5%대로 확대하는 방침을, ‘7’은 △주력기간산업 △신산업 창출 △지식기반서비스 △국가주도기술 △현안관련 특정분야 △글로벌 이슈대응 △기초·기반·융합기술의 R&D 분야에 50대 중점기술과 40대 후보기술을 선정해 집중 육성한다는 전략이다. 세계적 과학기술인재, 기초원천연구 진흥, 중소·벤처 기술혁신 등 7대 시스템의 선진화와 효율화 방안도 포함됐다. 마지막 ‘7’은 R&D 투자확대, 기술육성 및 시스템 효율화를 통해 현재 12위 수준인 국가 과학기술 경쟁력을 높여 세계 7대 과학기술 강국으로 진입하는 것을 상징한다.
권건호기자 wingh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