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품소재산업 `개방형 기술혁신`이 답이다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개방형 기술혁신의 필요성

 # 스판덱스를 생산하는 효성의 연구원 30여명은 최근 최대 고객사인 P&G의 협력사 공동 기술 개발 프로그램인 ‘시너지’에 참여했다. 연구소 내부에만 머물지 않고 적극적으로 외부와 접촉하며 내외부 연구개발 역량을 통합하기 위한 시도다.

# 부품소재의 대일 무역 역조가 심화되고 있지만 금형만은 1998년 이후 줄곧 대일 흑자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 수출은 3억9977만달러, 수입은 5525만달러였다. 이런 성과는 한일 양국 금형 업계가 오랜 세월 꾸준히 교류해 왔기 때문. 한국금형협동조합과 일본 금형공업회는 매해 세미나와 포럼을 개최하며 기술을 교류, 두 나라 모두 기술 수준을 높일 수 있었다.



‘개방형 기술혁신’(open innovation)이 부품소재 개발의 화두로 떠올랐다. 개방형 기술혁신이란 자체 핵심 역량을 바탕으로 기업 내부뿐 아니라 외부에서 새로운 아이디어와 기술 등을 흡수하고 이를 상업화해 혁신 속도를 가속화하고 지식 자산의 활용도를 높이는 기술 개발 방식을 말한다. 부품소재 기술의 수명이 짧아지고 기술 융복합의 속도가 빨라져 단일 기업의 역량만으로 기술력을 유지하고 확보하는 것이 어려워지면서 관심이 커지고 있다.

부품 생산의 핵심인 금형 산업에서 이러한 혁신이 확산됐다. 금형업계는 일본 기업과의 네트워킹을 통해 기술을 교류하고 국내 기업간 정보교류로 일본 시장의 필요를 파고들었다.

LS전선은 국내 대학과 연구원, 고객사들과 협력 관계를 구축하고 벤처 기업에 투자하는 한편 글로벌 기술 중계 업체도 적극 활용, 2010년까지 R&D 투자 중 아웃소싱 비중을 30% 이상으로 높일 계획이다. LG화학은 기술적 문제 등에 대해 웹 기반으로 사내에서 해결책을 공모하는 등 내부적으로 개방형 기술혁신을 시험 중이다.

성창모 효성기술원장은 “한국은 핵심 특허가 부족하고 특허의 절반이 사용되지 않는 등 R&D 투자효율이 낮다”며 “필요한 기술을 가진 사람이나 기관을 정확히 찾아 연결하는 ‘노우-후’(know-who)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도 부품소재 기술 개발 사업에 개방형 기술혁신을 도입하기 위해 나섰다. 지경부 김성진 부품소재총괄과장은 “다음 달 발표 예정인 제2차 부품소재기본계획에 개방형 기술혁신을 포괄적으로 도입, 외국 기업이나 기관도 참여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해외 대형 세트 기업이 국가 R&D 사업에 공동 주관으로 참여할 수 있게 되는 것.

한국부품소재산업진흥원도 국내 부품소재 산업에 개방형 기술혁신을 적용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우리 현실에 맞는 개방형 기술혁신 체제 구축을 위해 웹 기반으로 부품소재 기업들이 애로 기술을 확보하고 거래하는 시스템 구축 등을 검토 중이다. 이를 통해 국내외 대학, 연구기관, 벤처기업 등이 보유한 핵심 기술을 쉽게 찾고 보완해 관련 기업의 기술 수요를 단기간에 해결하도록 하기 위함이다.

한세희기자 hah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