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단상] R&D 속도전, CCPM이 해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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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단상] R&D 속도전, CCPM이 해법이다

 연구개발(R&D) 현장에도 속도전 바람이 불고 있다. 국내 최대 연구기관인 ETRI에서 선진화된 툴을 구현해 연구개발기간을 단축시키는 데 성공하자 다른 연구소들이 이를 따라 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개발기간 단축 비결은 바로 애로사슬관리(CCPM:Critical Chain Project Management)라는 프로젝트 관리기법이다. CCPM은 외국에서는 이미 30여년 전부터 활용돼오던 경영기법이지만, 우리나라에는 2003년께 소개된 이래 아직도 일부 기업에서만 소규모로 적용되고 있다.

 CCPM을 적용하면 일반적으로 연구개발기간 25% 정도를 단축할 수 있다. 개발일정 단축은 시장을 선도하는 절대적인 위력을 발휘할 뿐만 아니라, 단축된 일정만큼 고스란히 예산을 절감시켜 준다. 그 외에 프로젝트 납기준수에 관리자들의 자신감이 증가하고, 과업의 우선순위가 명확해져 연구원들은 동시 다발작업에서 해방되며, 따라서 과업 집중도와 산출물의 품질, 생산성이 모두 향상된다. 게다가 덤으로 연구개발책임자와 연구원 간 좋은 팀워크도 만들어준다.

 CCPM이 이러한 좋은 효과를 나타내는 데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우선 CCPM이 성공적인 연구결과물을 산출하기 위한 ‘작업 간 네트워크’를 구축하게 된다는 점이다. 또 계획수립 시 한 연구원이 동시에 다른 작업에 관여하지 않도록 배려하는 점도 장점이다.

 예정된 시간에 연연하지 않고 선후 작업과의 연계성을 중요시한다는 점과 연구사업 일정을 가장 긴 경로(CC:Critical Chain)를 중심으로 계획하기 때문에 과제 수행 기간을 단축할 수 있다.

 이와 함께 각 작업에 포함된 안전시간을 모두 모아서 연구사업 전체의 안전시간으로 공유하기에 각 작업에 포함된 안전시간을 모두 합한 것의 반(2분의 1)만으로도, 사업에서 일어나는 불확실성에 충분하게 대응할 수 있다.

 연구사업책임자가 보통은 주간회의에서 진도 관리를 하지만 이 시스템이 도입되면 사업 전체의 안전시간(버퍼)이 얼마나 남았는지에 따라 사업 진도를 관리하는 특징이 있다.

 실제로 CCPM을 적용한 포드자동차는 신제품 출시예정 준수율을 95%로 끌어올렸고, 루슨트테크놀로지는 광섬유 신제품 출시간격을 50%로 감소시키고 150개 개발프로젝트 중 140개 프로젝트를 납기 전에 완료시켰다. 워너 로빈스 항공은 항공기를 정비하는 사이클타임을 240일에서 160일로 단축시키는 데 성공했고, 일본도 최근에 고치현을 중심으로, 관급 발주 공사에 CCPM이 활발하게 적용되고 있다.

 국내에서는 1∼2년 전부터 기업체를 중심으로 보급돼 오다, 지난해 ETRI가 CCPM을 8개 시범사업에 도입해 전체 연구기간의 약 20%를 단축하는 큰 효과를 거둔 바 있다. ETRI는 올해에도 연구사업에 CCPM을 더 확대 적용함은 물론이고 CCPM 툴을 우리나라의 R&D 특성에 맞는 연구사업관리 모델로 선진화하는 계획도 이미 착수했다.

 CCPM은 R&D뿐만 아니라 사회전반에도 유용하게 쓰일 수 있다. 특히 국민을 위한 정책사업을 추진하는 데에도 아주 유용하므로, 정부에서도 하루빨리 이 방법을 도입해 경제난국을 극복하고 효율을 추구하기를 기대해 본다. CCPM을 도입해야 하는 것은 바로 지금이 우리의 선구자적인 안목과 수용이 필요한 시점이기 때문이다.

 김현식 P&M 컨설팅 대표·한국정보정책연구원 부원장 dearhyun@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