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SDI, “미래사회, 이렇게 준비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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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규 통신서비스도 지금의 요금체계로는 수익 달성 어렵다.” “TV사업자들은 인터넷 업체의 TV 진입을 막아야 산다.” “아시아를 주목하라. 미래 융합시대의 주무대다.”

 세계 석학들의 입에서 쓴소리가 나왔다. 당장 5년 후 통신·방송·IT융합 시장에 대한 큰그림을 그리지 않으면 미래가 불안하다는 게 핵심이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원장 방석호) 창립 25주년을 기념해 내한한 각국의 석학들은 기념세미나에 앞서 29일 발표한 자료에서 한국의 통신방송 산업에 대해 생존의 문제를 거론했다. 이들은 현재의 통신과 방송 융합에 대한 패러다임을 정립하고, 비즈니스 모델을 재구성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세미나는 30일 과천 KISDI 대강당에서 오후 2시에 열린다.

 프랑스 통신연구소 이다트(IDATE)의 이브 가소 사장은 “침체 일로의 유럽 통신시장을 보건데, 한국 역시 새로운 혁신모델을 통한 통신 패러다임의 재정립 없이는 생존 자체가 어렵다”고 강조한다. 가소 사장은 “FTTx나 LTE 등 차세대 네트워크에 대한 투자의 필요성이 증가하면서 텔코(통신사업자)와 인터넷사업자간 ‘망중립성’이 논란거리”라며 “통신사들은 플랫폼 전략과 연계된 개방형 혁신체제를 구축해 비즈니스 모델을 재구성하고, 전문성 강화를 통해 발빠른 전환을 모색하라”고 고언했다. 그는 30일 ‘통신사업의 미래 시나리오’라는 주제로 이같은 내용을 발표한다.

 얀 도슨 데이터모니터 수석연구위원은 “디지털 전환의 격랑 속에서 방송사업자들의 생존은 기본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전제한 뒤 “다만, 구글 등 인터넷 정보검색의 TV사업 진출을 막고, TV 외 새로운 단말 스크린에 콘텐츠 배급 채널과 플랫폼을 구축할 수 있다면 생명 연장은 가능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를 위해 각 방송사업자들은 △콘텐츠를 다양한 플랫폼에 배급하는 기술 △동영상 시청자들의 고객 ID를 확보하는 기술 △광고교체가 가능한 플랫폼 구축기술 △다양한 소스(출처)에서 콘텐츠를 취합하는 기술 등을 전략적으로 우선 개발해야 한다고 해법을 제시했다.

 이치야 나카무라 유고랩 대표는 “1980·90년대가 공급자 중심의 시대였다면, 21세기는 이용자 중심의 아시아가 글로벌 차원에서 주목받게 될 것”이라며 “이같은 패러다임 전환은 서구 글로벌 기업들이 콘텐츠와 네트워크를 확보하기 위해 아시아계 업체의 인수·합병(M&A)을 활발히 진행하는 계기가 된다”고 분석했다.

 세계 석학들의 이같은 시각은 당장 5년내 한국 통신·방송시장의 미래가 밝지 않다는 경고로 읽힌다. 최근 정부나 통신방송업계의 움직과 기술개발 수준으로는 세계 시장에서 일고 있는 큰 틀의 패러다임 전환을 주도하지 못한다는 게 석학들의 한결같은 지적이다. 기존 정치 논리에 함몰돼 시장환경에 대처하지 못하는 한국 방송환경에 대해서 이들은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한편, 29일 방석호 KISDI원장은 설립 25주년 기자간담회에서 IT코리아 위상 추락 우려에 대해 “IT 지원이나 육성을 위한 정부 정책의 수단이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지, 여전히 유효한지를 점검하는 것이 중요한 때”라며, “정보화시대와 융합시대의 역할은 달라야 하는 만큼, 이제 거대 담론과 함께 분야별·이슈별 세밀한 연구를 통해 통신·방송이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겠다”고 밝혔다.

  류경동기자 ninan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