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헛도는 해상풍력 로드맵

정부의 해상풍력발전 로드맵 발표가 또 미뤄졌다.

지난 8월 발표는 9월로 한 달가량 연기됐다. 9월 발표는 이달 25일로 두 번째로 미뤄졌다. 이마저도 11월 2일로 넘어가게 됐다.

지식경제부는 장관의 일정 때문에 부득이 발표를 일주일 미룬 것이라지만, 그간 발표가 여러 번 연기된 터라 쉽게 수긍이 안 된다. 일각에서는 이견 조정이 더 필요해 발표를 미뤘을 것이라고 분석한다.

의견이 엇갈리고 있는 부분은 크게 세 가지다.

먼저 실증단지 조성을 위한 특수목적법인(SPC) 설립 문제가 있다. 정부에서는 2013년 해상풍력발전 실증단지 조성을 위해 SPC 설립을 시급한 과제로 생각하고 있지만, 업계는 먼저 경제성이 확보돼야 사업 진행이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두 번째는 실증단지를 어떤 풍력발전시스템으로 구성하느냐에 대한 문제다. 지난 13일 정부가 발표한 정책에 따르면 5㎿급 시스템 20개로 실증단지를 구축하게 된다. 하지만 실증단지는 트랙레코드(실적)를 쌓기 위한 것이기 때문에 여러 업체의 다양한 설비용량 제품을 활용하는 게 낫다는 의견이 있다.

마지막으로 서남해안권으로 제시된 실증단지의 위치에 대해서도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이번 국정감사에서 지적됐듯 부산 등 동남해안도 후보지로 검토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물론 로드맵 발표 연기의 이유가 이러한 이견 조정 때문이 아닐 수도 있다. 단순히 지경부 장관의 일정 때문에 미뤄진 것일 수도 있다. 실제로 대부분이 합의가 이뤄졌다는 얘기도 들린다. 국가의 중요한 정책이란 점에서 신중하게 결정하고, 장관이 직접 발표한다는 계획도 칭찬할 만하다.

하지만 예정된 발표가 여러 번 미뤄져 신뢰가 떨어졌다는 사실을 부정할 수는 없다. 로드맵 발표가 여러 번 연기된 11월에는 해상풍력 경쟁력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제대로 된 청사진이 공개되기를 바란다.

유선일기자 ysi@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