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나노 공정 시대에는 반도체 제조업체 3곳만 남을 것

지난 5년간 상장한 반도체 업체 중 단 세 곳만 상장가보다 주가가 올랐다.
지난 5년간 상장한 반도체 업체 중 단 세 곳만 상장가보다 주가가 올랐다.

반도체업계의 인수 · 합병(M&A)으로 22나노미터(㎚) 공정에서는 소수의 반도체기업만 살아남아 스스로 가격 결정력을 가지고 고수익을 올리는 구조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공정비용 상승과 더불어 반도체업계에 잉여 현금 비중이 대폭 늘면서 M&A가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29일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열린 `국제 반도체 콘퍼런스 2010`에서 데이비드 리버 KPMG 세계 반도체운영그룹 수석 프로젝트파트너는 “지난 2개월간 TI · 온세미컨덕터 · 인텔 · ASE 등이 9차례 M&A를 진행했다”며 “축적된 현금, 반도체 주가 하락, 칩 개발비용 상승이 활발한 M&A를 이끌었다”고 말했다.

영국 증권사인 바클레이즈가 추산한 자료에 따르면 전 세계 반도체회사는 지난 2년간 약 1000억달러의 현금을 축적했다. 전체 시가총액의 20%에 달하는 액수다. 현금 보유량이 많아지면 주주배당, 주식환매 및 소각, M&A 중 하나를 생각할 수 있는데 반도체 시장 상황상 M&A에 나서는 기업이 많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지난 18일 브로드컴은 상장을 준비하던 무선통신업체 비심을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리버 파트너는 “지난 5년간 상장한 반도체 상장사 20개 중에 단 세 회사만 상장가 대비 현재가가 높았다”며 “이것은 그동안 반도체 역사에서 전례 없는 일로, 반도체주가 주식 시장에서 인기를 못 끌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상장보다는 합병이 더 이득이라는 것이다.

반도체 집적도가 높아지면서 반도체 제조(팹) 비용이 치솟는 것도 반도체회사들의 M&A를 재촉한다. 32㎚로 공정이 전환되면 팹을 짓는데 비용이 30억달러 이상 들고, 칩 개발비는 90㎚보다 1억달러가 올라간다. 리버 파트너는 “이만한 투자를 감당할 수 없는 회사는 자연히 M&A될 것”이라며 “반도체 공정이 32㎚로 전환되면 살아남은 제조업체는 5개, 22㎚에서는 3개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칩 개발에 소모되는 비용을 끌어올리는 주역은 하드웨어가 아닌 소프트웨어가 될 전망이다. 그는 “대만에서 열린 `GSA 글로벌 리더십 서밋`에서 반도체업계 CEO 설문조사 결과 2015년에는 칩 개발 시 소프트웨어와 그 밖의 부대비용이 63%까지 올라간다는 예측이 나왔다”며 “특히 인텔이 맥아피를 인수한 것처럼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통폐합이 활발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오은지기자 onz@etnews.co.kr